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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zip다] 김광석, 마음을 움직이는 은유 시인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그의 흔적들을 찾아

먼지가 되어 한 줌 재가 되어버린 고(故) 김광석. 하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게 남아있다. 인생의 깊이를 담고 있어서일까? 누군가는 “김광석의 노래는 내 마음을 읽는다”고 말한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김광석의 순수한 목소리에서는 슬픔이 느껴지고 감동이 전해진다.

요즘 대중가요는 자극적인 리듬이 ‘대세’다. “강북멋쟁이~”를 흥얼거리며 빠져드는 후크송*에 우리는 열광한다. 하지만 반복적인 후렴으로 인기를 끄는 것도 잠시, 대부분의 노래들은 금세 순위권에서 사라지고 만다. 이에 반해 김광석의 음악은 세월이 지나도 사랑받는 ‘레전드’다. 축제나 집회에 섭외 1순위로 거론되던 김광석의 인기는 1980~90년대 당시 단연 최고였다. 시위와 집회로 들끓던 그 현장의 가운데서 그는 시대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들려주곤 했다. 골방에 틀어박혀 상상에만 의존하며 만든 노래가 아닌, 현장을 찾아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한 것에서 그의 음악은 시작됐다. 기존의 대중가요가 지니고 있던 전형성에서 벗어나 감정표현과 가사 전달력 등 감성적 표현에 충실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덕분에 젊은 나이에서부터 그가 사랑받을 수 있었다.
세월이 지나 그의 노래는 계속해서 리메이크되고, 김광석은 현 20대에게도 낯설지 않은 가수가 되었다. 팝칼럼니스트 김태훈(45)씨는 “그의 노래가 가진 멜로디의 아름다움, 그리고 시대를 초월해 젊은 날 겪게 되는 보편적 고민을 위로한다는 점이 김광석이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씨는 김광석의 명곡으로 「변해가네」를, 그리고 최고의 리메이크 곡으로 리쌍의 「변해가네」를 선택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담담히 읊조리듯 부르는 그 가사의 처연함과 사유에 귀 기울이게 된다”며 “김광석의 노래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해되지 않던 가사들이 노래를 들을수록 하나씩 새롭게 느껴지고 공감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뮤지컬계에서도 김광석 바람이 불고 있다.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장진 감독의 뮤지컬 등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이를 “김광석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이 지금 다시 자신들의 시대를 기억하고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석의 노래는 뮤지컬을 통해 대학생에게 스펙과 취업이 모든 것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사람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밖에도 김광석 추모공연은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1월 김광석의 17주기를 맞아 MBC < 라디오스타 >에 박학기 등 '김광석의 친구들'이 출연한 것이 화제가 되어 추모콘서트 '김광석 다시 부르기 2013'은 큰 흥행을 거뒀다.


돈을 주고 티켓을 사야 김광석의 노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촌에서도 쉽게 김광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시절 청년들이 좋아하던 통기타로 분위기를 낸 신촌의 술집 ‘아름다운 시절’(아래 아시)에서는 매일 가게 영업 시작부터 끝까지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우리대학교 동문이기도 한 아시의 사장님은 “청년들의 심정이 담겨있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라며 “몇십년째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모토리’도 김광석의 팬들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김광석의 노래 중 마음에 드는 노래 3곡을 메모지에 적어 내면 그 중 하나를 선곡해서 틀어준다. LP판으로 가득한 가게 분위기를 노래와 함께 즐기며 과거를 추억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김동령(경제․04)씨는 “신촌에 우후죽순 생겨난 트렌디한 술집들과 달리 입구에서부터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다모토리에는 고전적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는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이 있다. 그곳에는 기타와 술, 음악으로 행복했던 그의 모습이 벽화와 동상으로 남아있다. 그 중 벽을 채운 ‘광수생각’의 만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주 안주로는 김광석 노래가 최고라고요” 이 한마디에 김광석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 않을까. 영원한 가객 김광석은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서 우러나오는 한과 울림은 세월이 흘러 ‘먼지가 되어’ 사라질 때까지 감동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장미 기자
mmmi08@yonsei.ac.kr

장미 기자  mmmi0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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