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머리가 왜이래, 탈모야?”
우리대학교 재학 중인 김아무개씨는 친구의 발견으로 자신이 원형탈모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대와 많이 다른 대학, 점점 어려워지는 인간관계, 학업문제 등 대학생활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던 터였다. 바로 병원을 찾은 김씨는 약물, 주사 등의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완치가 돼서 탈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지만 아직도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 같으면 겁이 난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아래 심평원)이 선정하는 ‘연령별주의질병’의 20~30대 부문에 탈모증이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기준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20대는 전체 탈모환자의 20.8%를 차지해 30대(25.0%), 40대(21.6%)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통계는 병적인 탈모의 치료만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을 토대로 한 자료인데 20대 탈모는 대부분 보험대상 제외 탈모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20대 비율은 더 큰 셈이다.

 

20대 탈모 환자들의 특징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병원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세븐레마의원 이상욱 원장은 “우리의원을 찾는 사람 중 40%가 20대”라고 말했다. 40대 이상의 경우 보통 결혼이나 취업 등의 중대사가 지나간 시기이고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각돼 병원을 찾는 수가 적다. 반면 20대는 취업과 결혼을 앞두고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시기이기 때문에 병원을 많이 찾게 된다. 이 원장은 “취업 준비의 일환으로 졸업을 앞둔 방학을 이용해 모발이식을 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며 “경쟁이 심화되고 외모를 중요시하게 된 사회적 풍토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모두 탈모인 것은 아니다. 병원에서 실시되는 대표적인 검사로는 포토트리코그람(모주기검사)이 있다. 이 검사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3~7일 후 얼마나 자랐는지 보는 것으로 모발의 성장 속도를 알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 0.3mm내외 즉 한 달에 1cm 정도가 자란다. 만약 한 달에 0.6cm미만이 자랐다면 탈모로 진단된다. 탈모라고 판정되면 피검사와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게 된다.

탈모가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지만 간단한 자가 테스트를 해볼 수도 있다. 풀 테스트(pull test)는 자가 테스트의 한 방법으로 두피 쪽에 손을 집어넣어서 가볍게 쓸어 넘기 듯 당겼을 때 몇 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지를 보는 것이다. 4~5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손에 잡힌다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한다.

탈모의 원인으로는 갑상선, 혈압 등의 병적 요인 이외에도 남성호르몬, 유전, 수면, 영양, 스트레스가 있다. 이 원장은 그중에서도 건강한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대의 경우 공부나 게임 등의 이유로 하루에 3~4시간 자는 학생들이 많다”며 “수면 중 호르몬이 균형을 맞춰가고 스트레스가 자연적으로 해소되는데 이 시간이 충분치 못하면 탈모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혹시 모를 탈모를 예방하려면 낮 시간 동안 머리에 쌓인 먼지 등의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는 것이 좋다. 또한 머리를 자주 감는 것은 지루성 두피의 경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건조한 두피의 경우 독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의 두피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가 의심될 경우 병원을 찾아서 조속한 진단과 함께 조기 치료를 받도록 하자.
 

 

최지연 기자

geecho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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