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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KBSKBS 개국으로 바라본 방송역사와 미래
  • 김신예 기자
  • 승인 2012.12.29 16:25
  • 호수 182
  • 댓글 0

올해 안에 방송국을 열라

연말. 한 해를 마무리 짓기 위해 사람들은 분주하다. 그러나 1961년 마지막 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누구보다도 바쁜 사람들이 있었다.

엄동설한에 부랴부랴 건축된 방송국이라 미처 잔손질이 안 되어 첫 방송을 할 때는 난방도 안 되었고, 건물지붕도 채 안 되어 천장으로 별빛이 보이고 추위로 입김이 서리는 가운데서 숯불을 피워놓고 텔레비전의 첫 방송을 내 목소리로 내보내던 일이 수많은 추억 중에 잊지 못할 추억이다
- 임택근(당시 KBS아나운서실장)

당시 문화공보부 오재경 장관은 그 해 성탄절까지 텔레비전 방송국을 설립하겠다고 정부와 약속하고 방송국 개국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10월에 들어서야 시작된 공사는 2개월 반이라는 시간 안에 완성돼야 했다. 약속했던 성탄절을 지나 그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가까스로 첫 TV전파를 쏠 수 있게 됐고, 그렇게 지금의 공영방송 KBS가 개국했다.


50년 전 그 때 그 방송

그 당시의 방송은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방송기술과 예산의 문제로 모든 방송이 녹화가 아닌 생방송으로 진행됐으며, 하루에 3시간 반에서 5시간 반 정도만이 방송됐다. 또 최초의 TV 가격은 6만 3천원으로, 당시 쌀 한 가마니가 2천 5백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무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요술 같은 작은 상자의 폭발적인 인기에 수상기와 TV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국민들은 너도나도 그 상자 앞에 모여들었다. TV는 곧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바꿔버렸다. 드라마를 보기 위해 동네에 하나 있다는 TV 앞에 모든 동네사람들이 모여드는 진풍경도 흔하게 벌어졌다.


KBS에 불어 닥친 새로운 바람

이렇게 유행을 선도하고 전 국민을 울고 웃기던 텔레비전의, 아니 KBS의 독점적 지위는 시청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처음 월 1백 원이었던 시청료는 3백 원, 5백 원으로 오르다 1981년에는 컬러TV 방송을 시작하면서 2천 5백 원까지 이르렀다. 이에 전국적으로 1986년에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후에 방송법이 개정돼 시청료가 지금과 같은 수신료로 바뀌었고 한국방송광고공사로 징수권이 넘어갔다.

또 1969년에 MBC가 개국하고, 시청률 부진으로 애를 먹던 새로운 방송사 sbs가 ‘모래시계’로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지금과 같은 3국 경쟁체제가 돌입됐다. ‘모래시계가 방영되는 시간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아무도 다니지 않았다’는 전설을 만들어 낸 시청률 60%가 넘는 이 드라마는 촬영지인 정동진을 관광지로 부상시키고 관련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역사의 반복

KBS 개국 이후 텔레비전 방송의 체제와 역할은 51년이라는 세월동안 많은 변화들을 겪으며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KBS 수신료 인상, 2012년 12월 31일에 실시되는 디지털 방송 전환, 또 얼마 전 도입된 종편채널들까지 방송은 지금도 많은 변화에 직면해있다. 변화의 시작에 서서, 수신료문제, 종편의 입지 등 현재의 문제들은 이러한 과거 역사와 뿌리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에 있었던 KBS의 수신료 인상이 최근 되풀이됐고 광고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아직 말이 많다. 또한 종편채널의 상황은 SBS가 개국해 부진을 겪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종편들은 당시 SBS가 모래시계를 통해 얻은 것에서 착안해 실력 PD, 작가들을 동원한 드라마들을 쏟아내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 「내 이름은 김삼순」 PD의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등의 시도가 그렇다.

51년 전 오늘 다들 각자의 마무리를 짓고 있을 그 때, 대중문화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 KBS. TV방송은 흔한 대중매체 중 하나라기보다 대중문화의 중심축이자 지금도 되풀이되는 방송역사의 가장 큰 단면이 아닐까. 종편 개국으로 시작했던 2012년, 디지털 방송전환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2013년. 다음 해에는 이 변화들이 어떤 바람을 불게 할지 기대해 본다.


글 김신예 기자
shinyekk@yonsei.ac.kr
사진 구글이미지

김신예 기자  shinyek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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