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리대학교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아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차 없는 백양로 구현 및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추진되며 백양로를 보행자 중심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사업의 주된 목적이다.

신촌 상권 타격 우려로 첫 심의 보류돼


현재 프로젝트는 법인 허가와 사업단 조직이 완료된 상태로 학교는 지난 2012년 11월 서울시에 도시계획심의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프로젝트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라’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프로젝트로 인해 백양로 지하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신촌 상권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로 신촌 상인 250여 명이 ‘백양로 상업화 반대 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신촌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2년 12월 6일 신촌 상인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설명회를 열어 ▲정갑영 총장 ▲신촌 번영회장 ▲서대문구청장이 함께 상생협약서를 작성했다. 해당 협약서에서 우리대학교는 프로젝트에 강의실이나 휴식공간 등 학생편의시설만 배치하고 프랜차이즈 식당 등 상업시설은 들이지 않기로 약속했다. 현재 프로젝트는 서울시 도시계획 재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착공에 대해 프로젝트 건설사업단장 임홍철 교수(공과대·지하공간건축개발)는 “서울시 재심의를 예정대로 받는다면 오는 6월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약 1년 4개월간 진행될 것이며 2015년 1월~4월에는 공사 완료와 함께 도로 및 조경도 정비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시설 구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으나 지하 1층은 주로 소강당이나 연구시설, 다목적 홀과 같은 교육 및 문화 시설 중심으로, 지하 2층과 3층은 1천 대 규모의 자동차를 수용하는 주차장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특히 우리대학교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주차공간부족 문제를 고려했을 때 백양로 지하에 마련될 주차장은 필수적인 시설이다.

 

주차공간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대학교는 총 2천700 대의 주차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나 교내 주차장에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는 정기주차권 보유차량은 2천500 대에 이르며 하루에 교내로 들어오는 차량이 평균 1만 2천400백 대에 달한다. 이를 감안했을 때 교내 주차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학교 홈페이지의 프로젝트 홍보물에서도 ‘지하 주차장 신설’을 프로젝트의 주 내용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통해 마련될 주차 공간이 과연 교내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애초에 프로젝트는 우리대학교와 의료원이 공동으로 자금을 부담해 진행시키는 사업으로 우리대학교는 교육·문화 시설에 주목하고 의료원은 주차장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였다. 의료원이 백양로 프로젝트에 투자할 구체적인 금액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의료원에게 할당될 주차 공간도 정해진 것은 없으나 신설될 주차장의 상당 부분이 의료원에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촌 상가 번영회와의 상생협약서에 따라 신촌 상인들도 백양로 지하 주차장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일부에서는 현재 프로젝트의 주차장 마련 계획이 교내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는 차 없는 백양로를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백양로 지하 주차장을 의료원에 일부 할당할 예정이긴 하나 우선권을 의료원에 제공한다는 뜻으로, 주차공간은 공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임 교수는 “현재 학교 측에서 구상하고 있는 이상적인 최종 주차 시스템은 의료원과 본교 통합 주차 시스템”이라며 “의료원과 본교는 주차가 혼잡한 시간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주차 공간을 공유한다면 상호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통·소음·환경문제 는 어떻게?


한편 프로젝트 공사에 따라 ▲교통 순환 문제나 ▲소음 문제 ▲환경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공사로 인한 불편은 더 좋은 환경을 위해 감수해야할 부분이지만 프로젝트 건설사업단 차원에서 나름대로의 논의가 있어 왔다”고 밝혔다. 건설사업단은 교통 순환에 큰 지장이 없도록 시공 전후에 임시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며 여러 단계의 공사 순서와 시기를 결정할 때 해당 공사의 소음 정도와 주요 학사일정을 고려할 계획이다. 임 교수는 “아직 구체적인 공사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며 “정해지게 되면 해당 방법의 장단점에 따라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의견 수렴 차원에서의 여러 노력이 이뤄져왔다. 임 교수는 “지난 2012년 3월~6월에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검토할 단계에서 거의 모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검토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제까지 프로젝트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교수 내부 관련 협의체를 결성하는 등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 앞으로의 학내 구성원 의견 도출 방법에 대해 임 교수는 “프로젝트 전용 홈페이지 신설을 통해 교내 구성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며 “우리대학교 공대 학생들에게 공사 현장을 견학할 기회를 마련하는 등 공사 과정이 학내 구성원에게 학술적으로도 도움이 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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