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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젊·미⑤] 인턴의 현실을 뒤돌아보며취업을 앞둔 직업경험과 부족한 인턴 환경 사이
  • 곽기연 기자
  • 승인 2012.12.04 13:39
  • 호수 181
  • 댓글 0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에서 인턴 모집하나요?’
‘롯데 서류 다들 작성하셨나요? 전 아직 이네요...’

- 취업 전문 카페 게시글

9, 10월 늦게는 11월 중순까지 대기업의 하반기 공채가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불합격의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요즘 청춘들에겐 슬퍼할 시간조차 없나보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 탈락한 취업준비생들은 결과가 발표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하반기 대기업 인턴 준비를 하느라 분주해보였다. 내년 상반기 공채를 노리는 대학생들 역시 각종 취업 관련 카페나 사이트 등에 글을 남기고 정보를 공유하며 동계 인턴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붙기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

인턴이 되면 처음 지원할 때 ‘붙기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은 인턴 생활에서 느껴지는 아쉬움과 함께 흐릿해진다. 지난 3회의 연재에 나온 취재원들은 비록 서로 다른 회사와 직종에서 일하긴 했지만 입을 모아 몇 가지에 대해 얘기했다. 바로 인턴에 대한 교육과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인턴이 하는 업무였다. 이는 잡코리아와 잡앤조이가 2011년 한 해 동안 최소 1회 이상 기업 인턴십 경험이 있는 대학생 4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 설문조사는 인턴십을 통해 어떤 일을 했고,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그리고 인턴십 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서 응답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턴십 기간 중 ‘단순 사무보조 업무’를 했다는 응답이 74.5%에 달했고 이 가운데 ‘업무와 관련 없는’ 단순 업무도 12.4%나 됐다. 이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직업 현장에 뛰어들기 전 체험하는 장이라기보다 대학생들을 파트타이머로 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한편 ‘인턴십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기업에게만 효율적인 제도’라고 답한 이가 32.9%, 아예 ‘모두에게 효율성 없다’고 냉정하게 답한 이들도 9.8%나 됐다. ‘문제 있는 제도여서 수정이 필요하다’는 답은 8.6%를 차지했다. 즉, 인턴십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51.3%로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효율적’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낸 33.9%에 비해 약 20% 정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골드만삭스에서 일할 때 단순 업무만을 시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는 B씨나 데이터 정리와 같이 단순한 작업만을 해 자신의 역할이 별 것 아니라고 느끼게 된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한 ING생명 인턴 C씨가 한 얘기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인턴도 최소한의 것들은 누리고 싶어요”

‘인턴십 제도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41.1%에 달했다. 이어 24.1%는 ‘실제 취업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고, 20.6%는 ‘보수의 안정성’을 가장 우선시했다. 이밖에 ‘기업 문화를 체험하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11.9%)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1.6%)는 의견도 있었다. 취재원들 중 실제로 단순업무만을 했다고 밝힌 취재원보다 직접 실무에 뛰어들어 정식 사원과 비슷한 업무를 했던 취재원들이 인턴 업무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선일보 인턴기자 김가람(신방·07)씨나 동아일보 인턴기자 이여진(응통·08)씨, 김앤장 변리사 본부 인턴 고씨, 그리고 롯데아사히주류에서 일한 A씨가 그렇다. 이들은 인턴십이 모두 직접 실무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자평했다.

인턴십과 관련해서는 고질적으로 지적되는 월급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2%가 인턴십 시 월급이 ‘80만~100만 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60만~80만원 미만’을 받은 응답자는 29.4%였고, ‘100만원 이상’은 15%에 불과했다. 즉, 10명 중 6명 이상이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던 것이다. 취재원들 가운데 이씨와 고씨만이 월급을 밝혔는데, 이들의 월급 역시 최저시급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너무 월급이 적지 않냐는 질문에 그들은 모두 “인턴을 직접 해보기 전에는 적은 시급이라고 생각했는데 경험을 하면서 보수를 받을 수 있어 적은 돈이라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나마 인턴의 업무와 그 환경에 대한 통계자료는 존재하지만 인턴십 활동과 관련된 정보가 망라된 커뮤니티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자는 취재원을 구하기 위해 스펙업과 같은 대외활동 및 취업 관련 카페를 찾아봤지만 인턴십 프로그램 모집 공고나 지원자들의 사담 등은 있어도 인턴십 활동에 대한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뜩이나 취업하기 어려운 실정에 기업에 대해 볼멘소리를 했다가 지원한 기업에서 알게 되기라도 하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인턴십을 다시 생각하자

‘스펙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최근의 상황에서 인턴십의 조류를 거스르기란 실질적으로 어렵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 떠는 청춘들에게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뉴스에 나와 “대외활동이나 영어점수 등 스펙보다 지원자의 인성을 바탕으로 평가한다”는 말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인턴십 프로그램 환경이다. 인턴십을 향한 ‘고학력자들의 능력을 최저시급도 주지 않고 산다’는 지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곽기연 기자
clarieciel@yonsei.ac.kr
자료사진 구글이미지

곽기연 기자  clariecie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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