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신촌캠

 

소속변경, 바늘구멍 통과해 신촌캠 가기


현재 소속변경 모집인원은 신촌캠 1, 2학년 학생들의 제적 인원에 따른 편입생 정원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편입 정원의 10%까지 소속변경 모집인원을 확보했지만 오는 2013년부터는 편입 정원의 20%까지 변경될 예정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소속변경 지원자는 각각 128명, 128명, 158명에 달했다. 하지만 소속변경 모집인원은 각각 22명, 21명, 31명에 그쳤다.

현재 소속변경제도는 원주캠 홍보와 입학 성적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소속변경제도를 도입한 첫 해 인문계열의 입학 백분위는 약 7% 상승한 상위 9~10% 학생들이 입학했으며 자연계열의 경우 백분위가 평균 상위 27%에서 23%로 상승했다. 김아무개(자연과학부·12)씨는 “소속변경제도가 원주캠 입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기대와 달리 적은 소속변경을 할 수 있는 정원의 규모는 입학 후에 학생들에게 실망감과 혼란을 줄 수 있다. 신촌캠 문헌정보학과 학과장 문성빈 교수(문과대·정보공학)는 “입학 당시 소속변경에 대해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사실보다 소속변경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주캠 입학홍보부 윤창규 부장은 “소속변경은 약 4:1의 비교적 낮은 경쟁률로 편입보다 기회의 문이 넓은 편”이라고 전했다.



알고 싶은 것은 많은데
알려 주는 것은 없는 현실

신촌캠 교무처 학사지원팀에서는 매년 소속변경 신청기간 직전에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자격 및 범위 ▲전형방법 ▲제출서류 ▲전형 일정 등을 공지한다. 그러나 전형방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소속변경을 준비하는 김아무개(자연과학부·12)씨는 “주변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중”이라며 정보 부족으로 인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2012학년도에 소속변경을 한 황성환(문정·10)씨는 “원주캠 어플리케이션 ‘한줄게시판’에 ‘소속변경 합격자이니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라’는 글을 게시한 적이 있는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의가 들어와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많은 학생들이 소속변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힘들어 지인이나 커뮤니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한편 우리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소속변경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고려대의 경우에는 소속변경 신청 기간이 다가오면 교학처 교무지원팀의 주최로 캠퍼스 간 소속변경 설명회를 진행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면접 15분 만에 당락 결정,
심사 교수는 무릎팍도사?


면접 또한 전문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신촌캠 교무처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소속변경 심사는 각 학과별로 해당 학과 내 교수진이 진행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심사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소속변경 심사에 참여하는 해당 학과의 교수진이 전면적인 재량권을 갖는 것이 공정성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ㅇ아무개씨는 “학점과 제출 서류뿐만 아니라 면접이 심사에 차지하는 비중조차도 공지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평가 요소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불어 면접은 학생들의 자질과 인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면접은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 진행될 뿐더러 학생들에게 소속변경 지원 학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묻기보다는 소속 변경을 하려는 동기 및 장래희망 등 일반적인 질문을 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황씨는 “전문 지식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갔는데 면접장에서는 담소 수준의 일반적인 문답이 오가서 당황했다”며 “누구나 이 정도는 할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면접을 얼마나 잘 봤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속변경 성공해도
할 일은 끝난게 아니야

소속변경을 한 후에도 학생들은 마냥 편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 소속변경을 하기 이전에 수강한 수업을 교과목 인정을 받기 위해 해당 과목의 교수를 일일이 찾아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ㅇ아무개씨는 “원주캠에서 수강한 과목을 신촌캠의 비슷한 과목명 수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퇴직한 교수님을 찾아 인사동까지 간 적이 있었다”며 교과목 승인을 받는 과정이 학기 중에 큰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촌캠 교무처 학사지원팀 김 팀장은 “원주캠과 신촌캠의 교과목이 완벽히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교과목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내용이 상당 부분 동일하다는 사실을 교수가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속변경을 한 후 교수에게 교과목을 인정받기 위해 검토를 받았다는 ㄱ아무개씨는 “원주캠에서 수강한 수업의 수업계획서와 수업 교재 및 필기 자료 등을 자세하게 살펴본 후에 교수님께서 본인의 수업과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승인 과정은 번거롭기는 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교무처의 관점에 동의했다. 조진겸(전기전자·08)씨는 “편입과 달리 채플을 비롯한 공통기초 과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점은 큰 혜택”이라며 소속변경 이전 수강 교과목을 인정해주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과정상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 자체로 인해 원주캠의 우수한 학생들이 신촌캠으로 소속변경된다는 점에서 인재 유출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앞으로의 소속변경제도의 방향에 대해 유정식 교수(정경대·경제발전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주캠의 특성을 살려 양방향 캠퍼스 간의 교류를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변경 제도의 근본적 문제 해결과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자료사진 연세춘추
배아량 기자 12arirang14@yonsei.ac.kr 
시나경 기자
snk3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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