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연구역량에 대한 우려가 학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총연구비의 감소현상이 감지되고 정부 설립 연구단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알려지고 있다. 어떤 평가에서는 중위권 수준으로 떨어진 분야도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를 맞아 그 원인을 깊이 성찰하여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을 준비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연구의 주체인 교수들의 분발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 교육, 봉사라는 교수의 3대 직무를 모두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연구가 교육과 봉사의 토대라는 점에서 연구역량을 벼리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세상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내몰리고 있는데 상아탑의 이상을 내세워 양적 성장 위주의 풍토를 개탄만하고 있을 수는 없다. 무리한 성장일변도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현실의 나태함과 안일으로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수들 스스로 자성할 필요가 있다.
연구역량의 문제를 교수들의 개인적인 자세 탓만으로 돌리는 것 또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비효율적 연구환경에서 높은 연구실적을 낳기를 바라는 것은 세계속의 대학을 지향하는 우리의 수준에 비추어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우리대학의 책임강의시수는 주당 6시간이지만 실제 강의시간은 이를 상회하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책임시수 수준에서 강의부담이 적정화되도록 전임교원을 더욱 확충하거나 강의보조 인력을 확충하고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등 재학생당 전임교원의 비율이나 의존율을 개선하여야 한다.
날로 강도가 높아지는 교수의 행정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사무자동화나 행정조직의 슬림화는 교수의 행정부담을 가중시키는 풍선효과를 초래하여 연구역량 훼손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행정전문화를 통해 행정보조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행정교수제 등 교수직제의 다변화를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 근래 교수들의 연구업적 부담은 가중되어 온 반면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연구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대학본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학문연구와 인재교육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한다. 연구와 교육은 동전의 양면으로 연구없이 제대로 된 교육이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연구역량은 대학의 존립기반이다. 한국 사회의 고등교육을 선도해 온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을 주도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