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연세춘추가 창간된 지 77주년이 되었다. 연세춘추는 창간 이후 암울한 일제 강점과 해방 후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언론으로서 그리고 대학언론의 리더로서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원래 춘추는 공자가 노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춘추는 시경, 서경, 역경, 예기와 함께 5경 중의 하나이다. 춘추는 난신들이 국가의 정권을 좌지우지 하던 시기에 공자가 명분을 바로잡고 인륜을 밝혀 세태를 바로잡기 위해서 지었다고 한다. 춘추는 시간의 추이인 춘하추동의 약어이기도 하지만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과 추분을 가리키기도 한다. 즉 역사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기록하라는 것이 춘추의 의미이기도 하다.

연세춘추는 지난 1935년 9월 1일 연전타임스로 시작해 1946년 해방이후 연희타임스,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연희춘추를 거쳐 1957년 연세춘추로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연세춘추는 국내 최초의 대학 신문으로서 대학신문 최초의 한글전용신문이며, 최초의 가로쓰기 신문이다. 한자를 모르는 무식한 학생을 길러낸다는 사회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먼 미래를 바라보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고취하기 위하여 순수 한글로만 신문을 제작하기로 결정한 우리 연세대학교 선배들의 진취적 기상과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본다. 한글쓰기와 가로쓰기로 바꾼 요즈음 기성신문들을 보면, 비록 대학언론이지만 연세춘추가 우리 언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연세춘추가 있기까지 많은 선배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연세춘추는 공정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재와 불의에 침묵하지 않았다. 연세춘추에서 활동한 많은 학생기자들은 언론계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우리사회를 바로 잡기 위해 그 소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정보사회로 전환되었다. 정보사회에서는 산업사회와 다른 새로운 대학언론의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물론 사회변화에 따른 언론개혁의 요구는 기성언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정보사회에서는 종이매체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매체가 새로운 대중매체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연세춘추도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사회에 대학언론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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