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 기관신문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풍문으로 떠도는 여러 소문들을 직접 취재해 학생들에게 정확한 사실로 전달해 주고, 우리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소식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학금과 백양로 프로젝트 관련 내용을 다룬 기사는 신빙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유익했다. 그런데 일부 기사에는 불편한 지점들이 몇 군데 있었다. 우선 내가 정의하기에 대학은 ‘공부’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대학에서는 취업보다는 ‘공부’가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대학신문인 「연세춘추」에서도 스펙 쌓기, 우리 학교의 유구한 전통 강요 등의 기사보다는 ‘공부’에 관련된 기사들을 기대했다. 하지만 「연세춘추」에는 ‘공부’에 대한 기사들을 찾기 힘들었다.

1677호에서 독서실로 전락한 도서관문제와 도서관 시설확충보다 장서확보의 필요성을 짚은 것을 제외하고 공부와 관련된 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1681호와 1685호에서는 두 면에 걸쳐 게재된 스펙 쌓기와 고시에 관련된 기사처럼 취업 관련 소식은 심심치 않게 실렸다.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1677호 새내기 특별호에 실린 2012년 신입생들의 이름을 4페이지에 걸쳐 늘어놓은 것이다. 이 지면은 ‘국내 최고의 사학, 섬김의 리더십’ 같은 단어들을 통해 ‘연부심’을 독자에게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을 공부하는 공간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정체성 강요는 일종의 폭력으로 다가왔다. 1685호에 실린 본교와 의료원의 통합 관련 기사는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학교의 역사라는 미명 아래 하나가 돼야 한다는 주장만 강하게 남아 단지 ‘연세’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기관지인 「연세춘추」가 그런 지면을 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내가 유난떠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1677호를 보며 아는 새내기 이름들을 찾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연세춘추」가 대학교의 신문이니 대학이 어떤 공간인지, 대학에서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기사를 담았으면 한다. 1680호에서 어느 기자가 이야기했듯이, 내게도 5천900원의 가치가 있는 「연세춘추」가 됐으면 한다.

* 이번 1689호 「춘추를 읽고」의 자세한 내용은 우리대학교 언론출판협의회에서 예정인 『언론비평』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경논총』 편집장 오헌(경제·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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