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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그 이상의 감성을 채우고 싶다면?
  • 이보현 수습기자
  • 승인 2012.06.02 10:46
  • 호수 171
  • 댓글 0

날이 더해갈수록 깊어지는 더위, 쌓여가는 과제에 하루가 다르게 메말라가는 당신. 올라만 가는 불쾌지수와 떨어져만 가는 감성지수에 머릿속이 꽉 막힌 것 같다면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단순한 카페를 넘어서 찾는 이에게 추억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플러스 알파가 있는 문화 공간, 홍대입구 서교동에 위치한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 다방’(은하수 다방)에서 말이다.

은하수 ‘카페’? 은하수 ‘다방’!

젊음의 거리 홍대. '불금'의 멋쟁이 클러버들과 인사하고 홍대놀이터의 신나는 거리공연을 만끽했다면 조금은 한적한 서교동 카페거리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은하수 다방'은 복고풍 가구들과 가게 안쪽의 뮤직박스, 아기자기한 수제 찻잔 장식들, 그리고 테이블마다 켜 놓은 촛불들이 노란빛 조명과 어우러져 ‘안락하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은하수 다방의 사장 선정미씨는 "요즘 프렌차이즈 카페들처럼 음료를 시켜놓고 공부나 과제 등 ‘용무’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옛날 다방처럼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라며 '은하수 다방'이라는 공간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다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게 안쪽에 자리잡은 뮤직박스와 레코드판이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선씨의 말대로 카페 내에는 생일파티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나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과 다정한 모습의 연인들 뿐, 여타 카페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트북으로 과제나 업무를 하는 대학생과 직장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화려한 음악과 개방적인 '카페'의 분위기와 달리 적절한 높이의 칸막이와 조도가 낮은 조명이 '다방'의 분위기를 한 층 더 높여주고 있었다. 여자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있던 이상협(24)씨는 "은하수 다방에 오면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이 마음에 든다"며 홍대에 오면 은하수 다방을 찾는 이유를 말했다.

'나는 찻잔에 무지개를 띄워주리~'

분위기에 취해 이리저리 구경을 다 할 때쯤, 찻잔에 새겨진 자동차와 구름, 무지개 등 앙증맞고 정감어린 그림들에 눈길이 간다. 이는 모두 선씨가 바에서 직접 제작한 것들인데, 커피뿐만 아니라 그것을 담는 잔도 직접 만들어 내온다는 발상이 참신하고도 낭만적이다. 이렇게 커피 한 잔에도 정성을 담은 은하수 다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은하수 다방 커피'이다. '다방커피'답게 따뜻한 커피와 프림, 설탕이 그릇에 따로따로 담겨져 나와 각자의 기호에 맞게 타먹을 수 있다고. 냉커피의 경우 갈은 얼음을 수북이 쌓아 올린 유리컵에 담겨 나온다.

‘다방’이라고 해서 ‘커피’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이곳의 아포카토는 진한 맛이 일품이라고. "이곳의 아포카토는 다른 곳보다 진하고 단 편이에요." 라며 여자친구와 함께 아포카토를 마시는 이씨의 표정에서 만족감이 느껴졌다.

+α - 카페, 그 이상의 문화 공간

‘은하수 다방’, 어쩐지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고? 바로 가수 ‘10cm'의 이름을 알렸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의 배경이 된 곳이다. 고흐, 로트레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살았던 프랑스의 몽마르뜨 언덕처럼 ‘은하수 다방’도 손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 선씨에게 10cm가 그 소망을 이뤄준 셈이다. 이러한 영감은 10cm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YB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허준씨가 다녀갔는데, 선씨가 직접 그려 넣은 그림이 있는 찻잔을 보고 작사의 영감을 얻었다며 찻잔을 사갔다고 한다. 뮤직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귀를 적시고, 붉은빛 조명아래 고소한 원두향이 풍겨 나오는 곳. 이곳에 있다보니 도심 속에 메말랐던 감성이 촉촉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쉬어가기, 다시 채우기

‘별다방’, ‘콩다방’의 사무적인 분위기나 볼품없는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에 질렸다면, 단순히 몸만 쉬는 것이 아니라 답답한 머릿속도 쉬게 하고 싶다면? 감성 지수를 팍팍 올려줄 이름마저 친근한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 다방'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술에 지친 학생부터 다방을 추억하는 어른까지 모두 사랑할만한 공간. 이곳의 안락한 원목 테이블에 앉아 뮤직 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에 프림과 설탕을 타다보면, 어느샌가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마음마저 가뿐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사진 이보현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이보현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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