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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마트(Smart)시대에 살아갈 준비가 됐는가?
  • 배형준 기자
  • 승인 2012.06.02 10:26
  • 호수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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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리고 소라껍질

자연생태에서 소라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라껍질을 등에 지고 다닌다. 소라와 게의 목숨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인간에게도 소라게의 소라껍질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미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서 떼놓을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며 만능 오락기가 됐다. 그들은 스마트폰의 알람에 눈을 뜨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즐기다 잠든다. 출퇴근길은 물론 화장실에서까지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 마치 목숨을 잃기 직전과 같은 절망과 공포, 불안 증세를 겪어봤을 것이다. 그들은 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언제부터 현대인과 스마트폰은 불가분의 관계가 됐을까.

'Smart' or 'Stupid'

우리는 이미 위와 같은 질문과 이어지는 인류의 병리학적․ 사회적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엔진에 ‘스마트폰’을 검색하더라도 무수한 스마트폰 관련 키워드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항목은 ‘스마트폰 중독’이다. 장기간의 스마트폰 사용이 우뇌와 해마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언론매체에서 보도해온 바다. 그러나 이런 보도는 일회성으로 그치기 일쑤며, 대중들은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성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마치 ‘소귀에 경 읽기’와 같은 꼴이다. 대중들은 언론보도 후 하루만 지나면 보란 듯 휴대폰을 꺼내들고 화면을 넘긴다. 과연 우리는 똑똑해지고 있는가, 멍청해지고 있는가.

소통할수록 외롭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특성상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한시라도 입을 놀리지 않으면 혀가 마비된다.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젊은이들의 속사포 같은 혀 놀림을 보자면 입안이 얼얼할 정도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다. 정보가 공유됨으로써 인간이 지금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지 않았던가? 말을 함으로써 느끼는 '행복감' 또한 인류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간 고유의 행복을 일정부분 침식시켰다. 면대면 대화는 사라지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정보를 공유한다. 연인사이에 눈을 마주치는 횟수가 줄어들고, 귀중한 만남의 시간은 서로의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으로 변모했다. 인간 사이의 ‘관계맺음’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단편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렇게 인간이 스마트폰과 가까워질수록 외로움은 커지고 있다. 분명 SNS와 ‘카카오톡’ 친구들은 많아졌는데, 외로워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니 이상한 일이다. 정도언씨의 『프로이트의 의자』에서는 정신분석학적으로 외로움이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진정한 외로움이란, '내 속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 대화가 끊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타인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진정한 정체성 확립을 멈추고 기계와 소통하는 당신은 평생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문화지체와 준비된 사람들

스마트폰이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동시에 스마트폰의 발달은 거래사기, 절도, 미성년자의 무방비한 유해콘텐츠 접촉, 육체적․ 정신적 피폐화 등 어두운 면모도 보여준다. 편리함을 주는 대신 수많은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오그번은 그의 저서『사회변동론』에서 문화지체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즉,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와 비교해 비물질 문화는 완만하게 발전해 사회적부조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금의 세태를 두고 나온 개념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갑작스럽게 신물질문화를 접한 2~30대 젊은 층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난다. 더불어 이들이야말로 이런 과도기적 상황을 이겨내 후대에게 올바른 스마트시대를 열어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문화지체는 시민들의 자각과 실천, 해당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이 병행돼야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노력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관계 맺기를 자행하는 우리들. 그러나 결국은 우리는 더욱 깊은 외로움의 골로 빠져든다. 각자가 진정한 '외로움'이란 무엇이며, 이를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실천할 때야말로 악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원숭이의 손에 펜을 들려준다 한들 사람이 되겠는가? 자신과의 대화, 타인과의 진실 된 관계 맺기를 통해 신문명을 받아들일 준비한 자들만이 스마트 시대를 살아갈 자격이 있다.

배형준 기자 elessar@yonsei.ac.kr

배형준 기자  elessa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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