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한국 드라마, K-POP 등의 한류 붐이 한창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류열풍 이면에는 혐한 감정도 존재한다. 이러한 혐한 현상에는 언론도 한 몫을 한다. 한 때, 중국 언론에서는 한국의 한자 문화유산 등록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당시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6년 10월 10일 한국의 <조선일보>는 서울대학교 역사학과 박정수 교수가 십 년 이상의 연구와 고증을 거쳐 한민족이 한자를 발명했고 훗날 중국의 중원으로 이동하여 한자를 전수함으로써, 지금의 한족 문화가 형성됐다는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박 교수는 떳떳하게 한국정부에 한자를 회복시키고 세계문화 유산으로의 등록을 건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한국의 연합신문의 조사결과, 서울대학교에는 박정수라는 이름을 가진 교수는 없으며, 한국 국내에서 한자를 문화유산으로의 등록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위의 기사를 접한 중국인들은 여러 인터넷 매체를 통해 한국을 비방하는 댓글들을 남기며 한국에 대한 감정이 더욱 악화됐다. 이러한 여론의 중심에는 바로 중국의 어느 한 기자가 작성한 허위 기사이다.

이러한 일은 비단 이웃나라에서만 국한되는 것일까?

위는 얼마 전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를 캡처한 사진이다. 또한 이 때 뉴스 기사들도 대부분 중국내란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SBS는 ‘중국 내란 조짐…군 베이징 진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왔다. 기사의 제목들을 보면 이미 중국에 내란이 시작됐고, 군사들이 베이징에 진입했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기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가정에 불과하고 이 또한 기자가 직접 취재를 한 것이 아닌, 신뢰성이 떨어지는 다른 기사들을 모아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전달한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사보’에 불과한 기사를 한국 주요 언론들이 그럴 듯하게 포장해 퍼뜨려서 국민 전체에 불안감을 조성했다.

언론 매체의 다양화와 인터넷, 트위터 등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정보의 공유 및 취득이 용이해졌다. 허나 과연 과거보다 진실 된 정보를 얻는 것이 쉬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세영 기자  seyung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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