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국립외교원이 개원했다. 2014년부터 외무고시가 폐지됨에 따라 국립외교원은 외교관을 양성하는 아카데미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개원식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립외교원은 선진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최정예 외교관을 양성하고, 질 높은 외교정책의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의 외교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고시제도가 급변하고 있다. 판사, 검사, 변호사를 선발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시행된 사법시험은 지난 2009년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2017년에 폐지될 예정이다. 또한 5급 외교직공무원을 채용하기 위해 1981년부터 시행된 외무고등고시는 2014년을 기점으로 폐지되며 앞으로 외교직공무원은 국립외교원에서 선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고시제도가 변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만연해있던 고시폐단을 없애기 위해서이다. 고시생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을 세상과 차단된 상태에서 공부를 하는데, 이렇게 현실과 괴리된 고시제도는 숱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것은 고시제도의 개혁. 고시제도를 향한 정부의 총대는 사법시험과 외무고시를 정면으로 겨냥했고 결국 이를 폐지시켰다.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다양한 사회경험을 갖춘 여러 분야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로스쿨과 국립외교원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고시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당차게 내놓은 로스쿨과 국립외교원은 왜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을까. 1년 등록금이 2000만원이 넘어 돈스쿨이라는 조롱을 받는 로스쿨과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논란으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는 국립외교원. 애초에 로스쿨과 국립외교원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고시폐단은 사라질지 몰라도, 또 다른 입시폐단을 야기할 로스쿨과 국립외교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째 가슴이 답답하다.

글 이가람 기자 riverbo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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