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았던 중간고사와 흥겨웠던 축제도 끝나고 어느덧 1학기도 절반이 지났다. 날은 서서히 무더워지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 학교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슬럼프가 찾아오기 십상인 시점이다.

그런 당신에게 ‘오픈렉쳐라이브(Open Lecture Live, 올리브)’는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비영리 지식공유 프로젝트인 올리브는 평소 대학교 강의실 내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지식에 반대한다. 올리브 삼인방 문영석(정외·07)씨, 주영민(사회·06)씨, 최지태(경영·07)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오픈렉쳐라이브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A. 오픈렉쳐라이브는 일반 대중들이 우리나라의 유수 석학들을 오프라인에서 소규모 강연을 통해 만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영리 프로젝트인 ‘테드엑스(TEDx)*’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죠.


Q. 쉽게 마음먹고 진행하기 힘든 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어떤 연유에서 올리브를 시작하게 된건가요?

A. 평소 책이나 각종 매체를 접하다보면 소속 대학의 교수가 아니더라도 사적으로 만나서 지식이나 학문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에요. 하지만 그런 기회를 갖긴 힘들죠. 즉, 지식에 닿기까지 장벽과 난관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식은 분명 공유재적 성격이 분명한데 말이죠. 이런 점이 안타까워 누구든 지식을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공유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싶어 올리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올리브가 오프라인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지식 공유 프로젝트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계신데요, 일반 강연들과 비슷하지 않나요?

A. 소규모로 지식인들을 모시고 진행되는 강연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주제가 예측 가능하고 재미없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저희는 매번 ‘뻔하지 않은’ 강연을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 현장에 오지 못한 분들도 추후에 강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해20대이면서 영상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는 ‘모자이크’라는 곳과 협력을 시작했어요. 카메라를 여러 대 동원하고, 심지어 강연장의 조명도 신경 쓰는 등 영상의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 과도 다르고 세 분 다 자신만의 색채가 뚜렷해서 별다른 접점이 없어 보여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가요?

주씨 : 저와 영석이는 같은 반이어서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 ‘사바나의 사자는 아침이 오면 뛰어야 한다’라는 길거리 밴드를 하면서 더 친해졌죠. 함께 여행도 다녀온 사이에요. 지태랑은 JSC라는 학회를 하면서 안면을 텄어요. 저를 통해서 지태와 영석이가 서로 알게 됐고, 이후로 뜻을 같이하는 사이가 됐죠.

 


 

Q. 길거리 밴드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세 분의 대학생활이 궁금해지네요. 현재도 신선한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 만큼 이때까지의 대학생활이 평범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문씨 :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고시 준비에 스펙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전 일단 학점에 연연하지 않아요. 그래서 길거리 밴드도 하고, 영민 형과 아이슬란드로 훌쩍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요. 5년째 CC 생활도 하고 있죠.

주씨 : 제 대학생활의 가장 큰 모토는 ‘대학생을 대학생답게, 젊음을 젊음답게, 청춘을 젊음답게’에요. 여기에 맞게 대학생활을 해온 것 같아요. 이런 면모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엘고어를 만났던 일이에요. 강연을 위해 방한한 엘고어를 제가 JSC에서 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포럼에 초청하고 싶어 그가 묵고 있는 호텔로 무작정 찾아갔어요. 물론 거절당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죠.

최씨 : 저는 두 사람과는 좀 달라요. 두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군대 가기 전에도 시간을 알차게 보냈지만 전 그러지 못했거든요. 소위 말하는 ‘게임폐인’이었어요. 게임에 미쳐서 2학년 2학기 때는 학사경고를 받기까지 했었죠. 행시를 준비해보기도 했지만 3개월 만에 그만둔 적도 있었고요. 주체성이 결여된 삶이었죠. 그러다가 제대를 한 후 인생에 반전을 주고 싶어 절박한 마음으로 대학생이라면 해야 할 일들,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찾아서 했어요.


Q. 세 분과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걱정이 없어 보인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실제론 어떠세요?

A. 저희라고 왜 걱정이 없겠어요. 당연히 있죠. 다만 상대적으로 적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학생들이 정말 걱정과 고민이 많잖아요. 심지어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고시나 스펙 관리를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저희는 대신 시도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거죠. 걱정만 하고 있기보다 젊으니까 부딪혀 보는 거에요. 타율적 삶이 성공을 보장해주던 시대는 점점 가고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인정받고 있기도 하니까요.

 

 


Q. 마지막으로 세 분의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최씨 : 저는 한국적 기업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리고 이에 대해 딱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기업에서 일하면서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습니다. 저 자신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주씨 : 순간순간에 대해 즉흥적으로 살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이 구체적으로 서있진 않아요. 대신 확고한 논리는 갖고 있죠. 바로 항상 설레는 일을 하면서 살고, 그걸 잘해서 성공시키고 싶다는 것이에요. 지금 이 순간, 단기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올리브 프로젝트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는 올리브가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되고 또 영상 형태로 대중들 사이에 공유되고 확산되길 바라요.

문씨 : 축구 관련 기자를 꿈꾸고 있어요. 비단 메이저언론사의 기자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축구와 관련된 거라면 무엇이든 좋아 기자말고 다른 방향은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가장 재밌어하는 일인 올리브에 충실하려고 하고 있어요.

새로운, 뭔가 특별한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떠올리는 순간 우리는 한 발 물러서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뒤로 물러선 한 발이 훗날 얼마나 큰 후회가 될 수 있는지도 말이다. 오늘만큼은 하고 싶은 것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좀 더 담대해지자. 이들, 올리브 삼인방처럼 말이다.

글 곽기연 기자 clarieciel@yonsei.ac.kr  
사진 정세영 기자
sulwondo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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