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뙤약볕과 함께,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5월의 어느 날, 걸어가는 사람들마다 간절하게 찾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빙수다.
모두가 찾고 있지만 좀처럼 찾기 힘든 빙수! 냉면, 아이스커피, 캔 음료로 대리만족하던 학생들 모두모두 여기를 주목하시라~! 사랑하는 학우들을 위해 『연두』가 학교근처 빙수 맛집들을 조사했다. 찌는듯한 여름, 시원한 빙수가 여러분들의 더위를 한방에 날려 줄 것이다.

베레모를 좋아하는 내 이름은 ‘카페 베레’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작고 아늑한 카페를 원한다면 원주캠 앞 매지리(세동마을)로 가보라. 매지리 ‘카페베레’는 우리대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대로 카페내부에는 베레모를 쓴 물건이 많이 보인다. 심지어 주인아주머니도 베레모를 사계절 내내 쓰고 있다. 주인 박춘화씨는 빙수를 만드는 도중 “내가 베레모를 좋아해서 우리 아들딸이 ‘카페베레’로 하자고 했다”며 카페이름의 비밀을 넌지시 털어놓았다. 또한 박씨는 “기자 양반들 우리 아들, 딸 후배네?”라며 “남매가 모두 원주캠 디자인학부를 나와 가게 디자인도 직접 해줬다”고 말했다. 박씨는 “매지리에는 밤에는 술집, 낮에는 밥집밖에 갈 곳이 없는 점이 아쉬워 카페를 열게 됐다”며 수줍게 웃는다.

 이렇게 가족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카페베레에는 학생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있다. 자칫 평범한 카페로 보이는 이곳이 사실은 팥빙수 마니아들이 서울, 여주 등지에서 먼 길 달려 찾아오는 맛집이라는 사실이다. 시중에서 파는 통조림 팥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산 팥을 직접 삶아서 만드는 것이 그 맛의 비결이라고. 또한 얼린 우유를 갈아서 빙수를 만드는 것도 원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방식이라고 덧붙인다.


 카페베레의 빙수는 다른 팥빙수에 비해 들어가는 재료가 단순하다. 팥, 우유, 찹쌀떡, 키위 네 가지 재료로만 맛을 낸 빙수는 기존 시럽과 연유 등으로 맛을 낸 빙수에 비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느끼게 한다. 카페를 찾은 이승재(EIC·08)씨는 “팥빙수에 들어가는 팥도 사장이 직접 만든 것으로 안다”며 “방학 때 집에 가서도 자꾸 생각나는 맛”이라고 칭찬했다. 가격은 6천원.
 카페베레를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 할 점이 있다. 얼린 우유로 빙수를 만들기 때문에 녹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는 것과 조용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1인 1메뉴 원칙(팥빙수 등 일부 2인분 메뉴 제외)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박씨가 운영하는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cafeberet)이 있다니 이를 숙지하고 가면 더욱 즐거운 빙수나들이가 될 듯하다.

 

책과 추억 한 스푼, ‘나무와 새’

 작은 동네 도서관에 온 듯, 안락함과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북 카페를 찾고 있는가? 아주 적절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나무와 새’다. 나무와 새는 원주캠의 명물 독수리택시를 이용하면 단돈 천원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앉아 여기저기 쌓여있는 책들을 읽다보면, 아빠 몰래 비밀 창고에 숨어들어간 아이가 된 것만 같다. 이런 카페에서 파는 빙수는 대체 어떤 맛일까?


 나무와 새는 자신들의 북 카페가 갖고 있는 테마를 쏙 빼다 박은, 우리가 팥빙수 하면 흔히 생각하는 그 모양 그대로의 옛날 팥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나무와 새의 빙수는 기본에 충실하다. 얼음 위에 과일 통조림, 젤리, 팥, 시리얼, 딸기시럽, 미숫가루 연유 등 우리가 흔히 팥빙수 재료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올려져 있다. 달콤하고도 시원한 원조 팥빙수 그 자체다. 앞서 소개한 카페베레의 우유빙수가 아메리카노라면 나무와 새의 팥빙수는 진한 카라멜 마키아또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진한 맛이 일품이니 과연 나무와 새의 팥빙수가 모든 이의 입맛을 사로잡을만 하다. 붉은 땡땡이 무늬의 스푼마저 먹는 이로 하여금 어린 시절 속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가격은 5천원.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나무와 새는 지난 2010년 겨울에 문을 열었다. 주인부부 중 남편인 박찬혁씨는 “나무와 새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나무와 새가 좋아서 그대로 가게이름으로 선정했다”며 가게 이름이 지어진 배경을 밝혔다. 책을 좋아해서 많이 모았고, 모은 책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가게를 열었다. 우리대학교 학우들과 교수들도 간간히 책을 더해준다고 한다. 손님 오현주씨는 “처음 와봤는데, 도서관 같은 분위기가 좋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오고 싶다고 말했다. 1층과 달리 작은 무대를 마련한 2층은 세미나와 조모임 등을 하기 용이하게 제작됐고, 많은 사람들이 와도 무리가 없는 문화적 공간마련이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2층은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사이에 오픈 예정이다.

*나무와 새의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yon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501# 를 참고하시길!*

 

cafe? beauty? pub? style! 4색 매력 「보보리」

 보보리는 우리대학교 원주캠과 조금 거리가 있는 흥업리에 위치해 있다. 마치 호텔처럼 으리으리한 이 세련된 가게는, 3월 초에 문을 열어 이제 막 오픈 2달째를 맞이하고 있는 신생 카페다. 주인 최순환(35)씨는 “보보리란 이름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한 정원인 보보리에서 따온 것으로, 그 정원처럼 아름다운 카페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보리의 빙수는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을까? 녹차 빙수와 블루베리 빙수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는 보보리. 최씨는 그 중 블루베리 빙수가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추천했다. 블루베리 빙수는 서울 한스케익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한스케익에서는 토핑 아이스크림에 바닐라를 사용하는 반면 보보리는 블루베리 아이스크림을 사용한다고 한다.
 코코넛 젤리, 블루베리, 아몬드, 호두 등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한 보보리의 빙수는 웰빙 그 자체다. 보보리의 블루베리 빙수는 앞에 두 가게의 빙수에 비해 얼음입자가 크다. 그래서 견과류가 들어가 있는 빙수의 씹는 맛을 배가시켜준다. 또한 토핑으로 아이스크림을 얹어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더했다. 손님 임성우(컴공·11)씨는 “블루베리 빙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에요.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가는 느낌이랄까?”라며 극찬했다. 과일 에이드 종류에도 시럽은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고 제대로 생과일을 갈아서 만든다고 하니 영양가를 생각한다면 보보리의 빙수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가격은 9천원.

 이층에는 보보리 뷰티를 마련해놨는데, 여기는 아내가 운영하며, 피부 관리, 스파, 네일아트, 속눈썹을 전문으로 한다. 앞으로 공방의 형식도 갖출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이렇게 좋은 카페가 접근성이 별로 좋지 못한 흥업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의아해 질문을 던져봤다. 이에 주인 최씨는 원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원주가 타 지역보다 카페 활성화 잘 돼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악산 카페 촌처럼 접근성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맛있으면 찾아온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현재 목표는 아이템을 더 개발해 복합적인 공간이 되는 것과 보보리의 프렌차이즈화”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보보리 홈페이지(http://www.boboli4.com/) 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약도*

글/사진 강종민, 최은성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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