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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의 향기로 남은, 대동제 'Blue Rose' 속으로
  • 곽기연, 송동림 기자
  • 승인 2012.05.14 11:23
  • 호수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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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중간생략’한 듯 성큼 우리에게 고개를 내민 여름에 ‘5월은 계절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해졌지만, ‘5월은 축제의 계절’이란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조금은 따갑게 느껴지기도 하는 햇살아래 백양로는 축제 분위기를 온몸으로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평소보다 더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강당 앞, 독수리 상 근처, 백양로 한 가운데에서는 쉴 새 없이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수록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술과 노래, 그리고 그를 즐기는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영락없는 축제의 풍경이다. 그렇지만 축제를 즐길 당신을 향한 프로포즈가 좀 특별하다면?


그대에게 기적을 선사합니다, ′Blue Rose′

이번 무악대동제는 ′Blue Rose′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우리들의 푸른 열정에 프로포즈를 한다는 이번 2012년 우리대학교 대동제. 장미가 열정을 상징하고, 우리대학교를 대표하는 색이 파란색이라 둘을 조합해 ‘Blue Rose’프로포즈를 했나보다. 어쩐지, 백양로엔 귀에 파란 장미를 꽃은 연세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징성을 갖는 색깔과 꽃만의 조합,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현재 장미는 15,000종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그 가짓수가 많은데 파란색 장미만은 만들어낼 수 없었다. 호주와 일본이 공동연구를 통해 파란 장미를 개발해냈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단 점에서 파란 장미의 꽃말은 ‘기적’, 혹은 ‘꿈을 이루다’가 됐다. 기획단은 이를 통해 등록금이나 주거문제, 더 나아가서는 취업문제 등 각종 고충을 안고 있는 연세인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대동제의 놀이기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축제에 의미를 부여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예년과 차이를 보인다. 이전 대동제들은 단순한 재미를 위한 행사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단순한 재미가 특정한 의미를 갖고 의도된 것이다. 대동제 기획단 단장 김태용(전기전자·09)씨는 “대동제에 연세인이 안고 있는 어려움이나 사회문제들을 너무 어렵지 않게 녹여낸 점이 예년 축제들과 가장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며 “바로 네 가지의 놀이기구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로데오와 슬라이드, 트램블린과 전자해머는 각각 대학생사회 이슈를 상징한다. 연희관 인근에 설치된 로데오의 경우 ‘총장 금송아지 길들이기’라는 명칭으로 현재 연세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정갑영 총장의 RC프로젝트에 대한 것이다. 날뛰는 금송아지에 올라타 오래 버티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것은 RC프로젝트에 대한 연세인들의 반대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백주년 기념관 근처 주차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슬라이드는 ‘내려와라 등록금’이란 이름으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등록금 인하가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대강당 뒤편의 트램펄린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속성을 청춘과 등치시켜 ‘청춘을 펼쳐라’라고 명명됐고, 중앙도서관 앞에 설치된 전자해머 ‘학점아 왜 안나오니’는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학점을 스트레스 해소 대상으로 치환해 재밌게 담아내고 있었다.


음주가무, 그리고 대학생 삶에 대한 고찰

이번 대동제에서는 통일성을 갖춘 주점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예년에는 각양각색의 크기와 글씨체로 한껏 주점을 꾸몄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구역을 나누고 번호를 부여하여 주점 이용객들이 주점을 찾기 쉽게 만들었다. 단과대별, 동아리별로 주점을 분류했으며 형식의 간판이 주점 부스의 외관에 깔끔함을 더했다. 기획단 측에서도 관리가 쉽고, 주점을 찾는 손님들도 찾기 쉬운 간판들이 올해 대동제를 더 편리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물풍선 던지기, 봉지칵테일, 주점, 길거리 음식, 다채로운 이벤트, 사생팬을 몰고다닌 듯한 밴드 공연, 그리고 한껏 멋을 부린 대학생들과 백양로의 뜨거운 열기는 여느 대학생 축제나 다름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즐기는 축제에서 점점 학생들이 생각하고, 참여하는 축제로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다.
지난 9일에는 클럽을 방불케하는 춤 현장이 중도 앞에서 연출됐다. 총여학생회 ‘연세호’에서 주최한 파티로 성희롱, 성폭력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알리고자 주최했다. 요즘 한창 거리를 뜨겁게 달구는 hot한 클럽음악에 맞춰 학생들은 춤을 추며 ‵NO MEANS NO‵를 외쳤다. 여러 가지 행사에 재미로 참여했지만 이에 담긴 상징을 파악하고는 또한번 진지하게 청춘의 삶에 대해 고민해보게되는, 뜻깊은 대동제가 아닐까.

글 곽기연, 송동림 기자 eastforest@yonsei.ac.kr
사진 연세춘추 사진부

곽기연, 송동림 기자  eastfores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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