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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울리는 ‘과외 사세요!’
  • 이상욱 기자
  • 승인 2012.04.07 15:51
  • 호수 166
  • 댓글 0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단연 과외다. 별 다른 기술이나 자격증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외는 어느덧 대학생의 대표적 아르바이트가 됐다. 그러나 과외를 구하는 것은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학부모들이 실력검증이 가능한 학원 강사를 선호하는 동시에 인터넷 강의 등 대학생과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학생 과외 시장은 포화상태가 됐고, 많은 학생들이 과외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심지어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내는 모순이 발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전단지를 붙이는 것도 공짜가 아니랍니다

김아무개(건축·07)씨는 과외를 구하기 위해 전단지를 붙였다. 하루 종일 종이를 붙이며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부담이 됐던 것은 전단지를 붙이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지불한 금액이었다. 김씨는 “적게는 2~3만원이지만 신도시의 경우는 5만원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비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과외를 한번이라도 해본 학생이라면 전단지로 과외를 찾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의 도움을 받는다. 박아무개(법학·06)씨는 과외를 구하기 위해 학생복지처 장학취업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박씨는 “전단지로는 과외가 구해지지 않았다”며 “장학지원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해 과외를 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게시판은 박씨에게 또 한번의 좌절을 안겨줬다. 박씨는 “학부모들이 올리는 게시물에 전공 제한이 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법학과 학생으로서는 과외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장학취업팀 오원희 직원은 “학부모들이 특정 학과의 선생님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제한을 두게 됐다”고 전공제한의 이유를 밝혔다.

뭐라고요, 업체양반! 수수료가, 수수료가 100%라니!

전단지나 학교 게시판에서 별 다른 효험을 보지 못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사설 중개 업체로 향하게 된다. 최승비(도시공학·07)씨는 사설 중개 업체를 이용해 과외를 구하려다 중도에 포기했다. 업체에서 가져가는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이다. 최씨는 “업체에선 첫 달은 과외비의 100%, 둘째 달은 70%를 수수료로 가져가려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한 “아예 업체에서 학부모에게 과외비를 받아 수수료를 떼고 학생에게 월급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최씨는 결국 지인을 통해 비용 부담 없이 과외를 구했지만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중개 업체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최씨는 “지인을 통하는 방법엔 수적인 한계가 있고 인터넷 사이트는 경쟁이 너무 심하다”며 학생들이 고액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설 중개업체에 찾아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더러는 중개업체를 역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양아무개(영문·09)씨는 과외 중개 업체를 통해 학부모와 연결을 받았다. 그러나 학부모가 양씨에게 업체 몰래 계약을 하자고 제안했고 양씨는 업체에 계약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그 후 양씨는 학부모와 연락을 취해 과외를 했다. 양씨는 “수수료의 액수가 터무니없이 커 도저히 부담할 수가 없었다”며 “업체에서 신고할까 무섭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업체를 이용하다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은지(아동가족·08)씨는 온라인 과외 중개업체를 이용해 6개월 치 등록비 2만 5천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하루에 2명의 학생정보를 볼 수 있는 열람횟수 제한으로 인해 학생정보를 열람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선생님과 연결 된 학생들의 글도 완료 처리되지 않아 제한된 열람 횟수를 허비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씨는 “결국 반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1명의 학생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가 온라인 업체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오프라인 사설 중개업체였다. 이씨는 ‘연결이 빠르기 때문에’ 중개업체를 찾았지만 업체에서는 수수료로 첫 달 과외비의 50%를 요구했다. 단, 한 달 안에 학부모 측이 과외를 그만 둘 경우 수수료를 돌려주겠다는 규정을 포함했다. 그러나 실제로 연결된 지 한 달이 지난 후 학부모가 과외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하자 업체는 사라졌다. 이씨는 그 어떤 연락도 취할 수 없었다. 사실 상 사기를 당한 것이다.

위와 같은 피해상황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기자는 총 4곳의 온라인·오프라인 과외중개업체에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기자임을 밝히는 순간 각 업체관계자는 ‘바쁜 일이 있다’, ‘대답하기 곤란하다’ 등의 핑계를 대며 취재를 거부했다.

미리미리 꼼꼼하게 검토해야…….

위와 같은 피해사례는 몇 명의 학생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YMCA 시민 중계실은 “온라인 상담으로 수십 건의 피해사례가 접수 됐고, 포털사이트에 존재하는 카페를 통해 공개된 피해사례를 합치면 훨씬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업체를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2009년 서울 YMCA는 고액 수수료를 받아 챙긴 업체의 대표이사 등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리된 바 있다. 시민 중계실은 “법에선 대학생을 근로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보호를 받는 것이 쉽지 않고, 수수료에 대한 규정도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과외를 구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학생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은 YMCA 시민중계실에서 공개한 ‘과외를 구할 때 신경써야하는 사항’이다.

- 믿을만한 업체를 이용한다. 되도록 업체보다는 인력풀을 통한 과외를 구한다.
- 과외를 하는 학우들이 경험한 알선업체 목록을 만들어서 SNS, 사이트등을 통해 공유한다.
- 과외알선업체와 계약 전 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한다.
- 계약서에 불리한 조항이 있을 경우 계약하지 않는다.
- 업체와의 계약 시 수수료율은 법적 기준이 없으므로 잘 따져보아야 한다.
- 계약서 작성 시 과외비의 입금을 학부모에게 직접 받는 것인지, 업체를 통해 받는 것인지 확인하고, 되도록 학부모에게 직접 받는 업체에 가입한다.
- 첫 과외를 시행하는 날, 학부모에게 과외비 선납여부를 확인하고, 3개월치 이상 선납한 경우 업체를 통하여 과외비의 정산방법을 확인한다.

글 이상욱 기자 estancia@yonsei.ac.kr
사진 김재경 기자 sulwondo@yonsei.ac.kr

이상욱 기자  estanci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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