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는 2년 전 받은 비판을 벌써 잊었는가. 지난 2010년 연세춘추가 쓴 △1642호 보도기획 △ 1645호 보도기사 △1646호 문화섹션 △1646호 사설 등에서 나타난 일련의 보도 행태는 여러 대자보와 공문을 통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1646호 문화섹션 'Sex And The University'의 경우 이성애중심주의적 관점을 지적받았으며, 이에 대해서는 「연세춘추」도 1647호 시선 ‘기사는 대상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사를 표명하는 것’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세춘추」의 보도 행태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번 호 특집 ‘연애 권하는 사회’가 그 단적인 예다. ‘연애학 개론이 없어서 아쉬운 그대에게’, ‘연애가 도대체 뭐길래… 요즘 대학가는 커플 무죄, 솔로 유죄?’, 이 두 기사는 이성애중심주의적 관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두 기사 모두 ‘연애’를 연돌이와 세순이로 대변되는 ‘이성 간 만남’으로 전제했고, ‘연애’를 ‘이성 간 만남’으로 전부 치환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같은 호의 다른 기사에서는 다양한 사랑을 인정하자고 주장하면서, 왜 20대의 연애를 다룬 기사에서는 연애를 이성연애만으로 간주하는가. 연애 권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기획 의도였다면, 사회가 권하는 그 ‘연애’가 특별히 ‘어떤 연애’만을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연세춘추」는 ‘수라상을 차렸는데 왜 먹질 못하냐’며 독자의 외면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간판도 고치고 메뉴도 바꾸는 등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 그러나 문제는 간판이나 메뉴가 아니라 음식 그 자체다.

입맛이 달라져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오해하지 마라.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사과까지 해놓고, 같은 음식을 메뉴만 바꿔서 다시 내오는 것은 기만이다. 수라상을 위한 독자의 조건을 운운하기 전에, 먼저 5천9백원 어치의 읽을 만한 기사를 쓰는 「연세춘추」가 되길 바란다.

박소원 (노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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