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은행은 꿈의 직장이다. 하지만 꿈의 직장에 입사한 안민식 동문(정경경제/경영․04)은 학점, 토익점수, 자격증, 스펙 어느 것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우리은행의 신입사원이 됐다.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기자가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묻자, 해맑은 얼굴로 “취업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취업스토리를 들어봤다.

Q. 대학 시절에 했던 활동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저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서 화합 할 수 있는 활동을 좋아해요. 그래서 ‘에콰이어’라는 합창동아리 초창기 멤버로 열심히 활동했죠. 또 ‘해비타트’ 봉사활동도 했고 ‘머레이’ 지도교사도 했었어요. 머레이 지도교사는 산간지역에 거주해서 교육 혜택을 받기 힘든 아이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놀아주는 일이었어요. 사실 저는 생활비를 직접 벌어서 써야 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외에 다른 활동들은 많이 못 했어요. 대학 시절 했던 활동들이 큰 스펙이 될 만한 활동은 아니었지만 작은 활동들이 제 자신에게 있어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독특한 스펙이 있었나요?
A. 특별한 스펙은 없었어요. 학점은 3.0~3.5정도로 지극히 평범했고요. 토익도 800점대 정도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죠. 자격증은 증권투자 상담사, 펀드투자 상담사, 자산관리사, AFK를 갖고 있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한 학기에 하나씩 땄거든요. 그렇다고 자격증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는 않았어요.

Q. 금융권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요?
A. 저는 예전부터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마침 어머니 친구 분이 가나에서 사업을 하신다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에게 사업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가나로 떠났어요.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할 때에는 그 나라의 문화, 정치, 경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가나에 도착해보니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고 뜻한 바를 이루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11개월간 현지인들과 동화되어 생활했던 경험이 면접관들에게 독특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아요.

 

 



Q. 자기소개서를 쓸 때 본인만의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사실 저는 자기소개서를 대충 썼어요. 처음 이력서를 넣을 때 연세대 경영학과니까 서류면접에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거든요. 그러다 신한은행, CITY은행, 기업은행서 다 떨어졌어요. 그때 충격을 받고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요즘 친구들은 스펙이 많아서 자기소개서 쓸 때 경험만 길게 늘어놓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것보단 경험에 관한 내용은 짧게 쓰고 그 경험이 회사에 입사해서 어떻게 쓰일지를 연관해서 쓰는 것이 중요해요. 또 각 회사마다 좋아하는 단어가 있어요. 회사 홈페이지에 보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나 회사의 비전이 많이 제시돼 있는데, 그런 단어들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Q. 실전 면접에서의 팁도 알려주세요.
A. 당연한 이야기지만 면접 때는 자신감 있고 솔직한 태도가 가장 중요해요. 주의할 점은 면접관에게 반박을 하면 안된다는 거에요. 면접관이 자신의 대답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좋은 의견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런 측면에 있어서는 제 의견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애둘러 말해야 되요. 면접관의 의견이 맞다고 먼저 말해주고 그 뒤에 자기 논리를 말하는거죠. 또 면접 중 말문이 막힐 경우를 대비해 대사 몇 가지를 미리 준비해둬야 해요. 면접관님이 말씀하신 이런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두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안을 이용한다면 더 많은 이익을 창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와 같이 말하며 시간을 끌면서 머릿속으로 대답을 생각하는 거죠.
토론면접을 할 때에는 똑똑하게 자기 주장을 펼쳐서 토론에서 이기는 사람보다는 상반되는 양쪽의 의견을 모아서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사람이 더 큰 점수를 받는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하고요.

Q. 신입사원이니 원치 않은 회식도 다 참여해야 하고 심부름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신입사원으로서의 고충은 없나요?
A. 이등병 생활을 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심부름을 많이 시키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복사도 다 각자해요.(웃음) 또 은행이다보니 여자 사원들이 많아서 회식도 많지 않아요. 술을 권하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심지어 회식 할 때 오페라를 보러가는 지점도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너무 교과서 적인 답일 수도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목표만 확실히 정하면 결국 다 되는 것 같아요. 취업하는 것 별로 어렵지 않아요.(웃음)

 


글 홍근혜 기자 gnelism@yonsei.ac.kr
사진 김재경 기자 sulwondo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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