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들이여! 당신만의 “아싸!”를 외쳐라

당신은 아웃사이더인가 아니면 인사이더인가?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에서 제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35%가 자신이 자발적 아웃사이더라고 답했다. 대학생들이 이렇게 스스로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한 이유에는 △불필요한 학과 행사가 싫어서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해서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마음 맞는 친구가 없어서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이유이든 자신이 굳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도 대학생활의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웃사이더 대학생활에 대한 기회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단체로부터 소외돼 대학생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대학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멋진 대학생활을 즐기는 아웃사이더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너 자신을 알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어려운 일이며, 쉬운 일이라면 남을 충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새겨져있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 등 옛 위인들이 자신의 철학으로 삼았던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신에 대해서 아는 일은 어렵지만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에 대해 찾아볼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 남에 대해 신경 쓸 시간은 많아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고찰할 시간이나 여력은 부족하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간단한 예로,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자신있게 자신의 흥미와 특기를 써내려가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무려 10여년 이상 자기소개서 또는 그 비슷한 것을 써왔지만 사람들은 항상 자기소개서 칸을 채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사회에 대해서 또는 친구에 대해서는 고민해봤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웃사이더에게는 남들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자신이 아웃사이더라면 이 시간을 알차게 사용해보도록 하자. 자신의 진로에 대해 탐색하고 자신의 특기와 흥미를 여러 경험에서 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아웃사이더에게 훨씬 더 많이 주어져있다. 일학년 때부터 과활동보다는 소수의 친구들과 소소하게 놀러다니는 것을 더 좋아했던 유아무개씨는 “과 활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들보다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무분별한 과 활동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식의 숲을 거닐며

아웃사이더가 되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MT, 개강파티와 같은 과 또는 동아리 중심의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그러나 아웃사이더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제대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지 말아야한다. 바로 비싼 등록금을 200% 활용할 수 있는 특권이다. 대학교는 교수진과 도서관 측면에서 대한민국 최고 학문의 전당이다.
대학교에는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교수진이 항상 학교에 있다. 시간만 잘 잡는다면 가장 쉽게 학생의 자신이 평소 궁금했던 지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대학교다. 한편 대학교 도서관은 그 어느 도서관보다도 많은 전문도서와 논문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은 외부에서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외부논문과 전문서적들을 학생들이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대학교는 자신이 관심 있는 학문분야에 대해 접근성이 좋다. 단순히 학점을 위한 학문만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인 대학교에서 머리 속을 야무지게 채워볼 수 있는 것은 오직 다른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 시간이 널널한 아웃사이더들만의 특권이다.

쉰다고 다 똑같이 쉬는 게 아니야

인사이더들의 쉬는 시간은 어떨까? 그들의 쉬는 시간은 보통 후배 밥 사주기, 친구와 카페가기, 선배와 술 마시기 등으로 이뤄진다. 주말에도 이들의 스케줄은 언제나 빡빡하다. 인사이더의 쉬는 시간은 사회활동의 연장선인 셈이다. 신입생 시절,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던 편아무개씨는 “나만의 삶이나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고 수많은 다른 인간관계로 인해 가족이나 정말 친한 친구들과도 관계가 오히려 소원해졌을 뿐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고 지난해를 회상했다. 반면 과활동보다는 다른 활동을 열심히 하는 김아무개씨는 “평소 술게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대부분의 과 활동은 술자리에 치중해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다른 공간에서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편했다”고 말했다.

앤드류 카네기는 한 강연에서 “일을 하는 중간에 긴장을 풀고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긴장을 내려놓고 편안한 상태로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카네기가 말하는 ‘편안한 휴식’은 혼자 있을 때 또는 구성원들끼리 마음이 잘 맞는 소수의 집단에서만 구현될 수 있다. 이 또한 아웃사이더들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이다.



대학생이 되면 많은 자유가 부여된다. 그 자유 중 하나가 바로 ‘아웃사이더’가 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다. 윌리엄 파워스의『속도에서 깊이로』에 따르면 인간은 외부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과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추구하는 정반대의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이 두가지 욕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아웃사이더는 단지 전자보다 후자가 조금 더 큰 것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는 아웃사이더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당신이 아웃사이더를 자청했다면 이제 당신이 해야할 일은 아웃사이더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일이다. 아웃사이더들이여! 당신들의 알찬 2012년 대학생활은 어떠한가?


글 최지은 기자 hotgirlj@yonsei.ac.kr
그림 김진목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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