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스포츠레저학과 신입생 중, 화려한 수식어로 단연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KCC 농구 감독 허재의 아들로 이름을 알린 허웅 선수(스포츠레저․12)다.

아직도 허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그의 이미지와 그의 아버지의 이미지가 겹친다. 인터넷에 ‘허웅’을 검색해보면 아직도 ‘농구선수 허웅’보다는 ‘허재 아들 허웅’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더 위쪽에 뜬다.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많은 이들은 허 선수가 아버지의 모교인 중앙대를 진학해 농구선수의 길을 밟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중앙대가 아닌 우리대학교를 선택했다. “학년이 낮아도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는 점에 끌렸다”며 벌써부터 경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던 그. 허재의 아들이기 이전에 우리대학교 학생이자 농구부 선수인 허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버지가 유명 농구 선수 출신이었기에 농구는 어릴 적부터 그에게 친숙한 존재였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농구 선수의 길을 택한 것은 아니다. 허 선수가 초등학교 때 가족과 함께 잠시 미국으로 떠났다가 그곳에서 농구에 흥미를 붙이게 됐다. 처음에는 그저 재밌어서 친구들과 농구를 했다가 나중에는 아버지께 정식으로 농구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농구선수의 길을 가려는 아들을 당연히 허 감독은 지지해 주지 않았을까? 이에 허 선수는 “아버지는 오히려 반대하셨다”며 “아버지가 농구 선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아시니까 처음에는 반대하시다가 나중에는 ‘하고 싶으면 하라’며 허락해주셨다”고 답했다.

선수관리가 ‘빡세기로’ 유명한 용산고를 졸업한 허 선수는 우리대학교 입학 이후에도 ‘빡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오후, 야간으로 운동하고 주말에도 토요일 오후까지 운동하는 농구선수들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일요일 단 하루밖에 없다. 게다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준비로 요즘에는 더욱 바쁘다. 그는 “최대한 수업은 빠지지 않고 들어가려고 노력하는데도 훈련 때문에 시간이 안 맞아서 아직 한 번도 못 들어간 수업도 있다”고 말했다. 훈련 때문에 시간이 없어 동아리 활동은 물론이고 남들 다 다녀오는 오리엔테이션, 새내기배움터도 참석하기 힘들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운동부에서 벗어나 다른 동아리 활동도 하고 싶다는 허 선수였다.

올해 목표에 대해 묻자, “당연히 우승”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운동 말고도 다른 목표를 또 한 번 묻자 쑥스러운 듯이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의 바람대로 올해 정기 연고전 농구전에서는 우승트로피를 든 허 선수와 관중석에서 그를 응원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박진영 기자 jypeace@yonsei.ac.kr
사진 정세영 기자 seyung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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