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요즘 우리들의 삶은 바쁘고 고단하다. 옛날에도 그랬다지만 지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젊은 세대는 부지런해야 한다. 때문에 글로벌 리더가 돼야 하고 시사·교양 모든 것에 통달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알바도 뛰러 가야 한다. 이렇듯 사람들이 바쁠수록 눈에 잘 띄는 자극적인 정보가 먼저 들어오기 마련이다. 누가 그랬던가, 대중이야 말로 가장 다루기 쉬운 상대라고.

 그런 면에 있어서 지난 1677호  「연세춘추」의 깊이가 아쉽다. 기숙사 선정이나 교내 공사 등 산재한 문제들은 보여줬으나 사실 전달에만 그쳤고, 정갑영 신임총장과의 대담에서는 등록금이나 각 배움터 간 교류에 대해 더 과감한 질문과 학우들의 요구가 전달됐어야 한다. 새내기 학우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춘추를 보며 신기해할 수도 있지만 그 이상 나아가진 않는다. 학교가 지나치게 국제캠에만 초점을 두는 게 아닌가, 기숙사 선정 기준에 있어 학우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등이 언급돼야 하며 기획됐어야 하진 않았을까.

 언론사는 대중에게 요구하고, 대중의 요구를 듣기도 한다. 이 대중의 관심을 어느 방향으로 돌릴 것인가. 이것은 이른바 ‘매체의 성향’이라는 것을 가늠하는 중요한 질문이다. 쉬운 절차는 사람의 시야를 대단히 좁게 한다. 마땅히 상황에 따라 슬기롭게 통찰을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젊은 대학생이 갖춰야 할 참 모습이다. 사실에 근거하여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 이것이 언론이다.

 사실 시원한 부분을 긁어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무조건적으로 대안은 없고 비판만 한다고도 하고, ‘언론의 중립성’을 논하며 지나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꺼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사의 사명을 논하기 이전에 학비를 내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며, 마땅히 학생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듣고, 그들과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학내에 흩어진 여론을 매체를 통해 모으는 것이 언론이 기본적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춘추의 뒤에는 수많은 연세인이 있다. 그러니 이제 춘추를 비롯한 학내의 모든 언론사에게 고한다. “우리 모두 쫄지 맙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