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만나고싶었습니다
대학생 음주문화
  • 임미지 기자
  • 승인 2012.03.10 15:18
  • 호수 162
  • 댓글 0

지난 2월 말, 쌀쌀한 날씨와는 달리 새내기들의 환영회는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부지런히 오가는 술병들과 부딪치는 술잔들, 연이은 술게임 속에서 학생들은 초면의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자유로움 속 무절제…대학생건강 ‘빨간불’

술을 강압적으로 권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학에서 가진 첫 술자리에 대해 묻자 문아무개(교육․12)씨는 “처음엔 강요할까 걱정했는데 선배들이 억지로 권하지 않아 좋았고, 대체로 자유롭게 즐기는 분위기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입생환영 행사 후에는 음주사고가 따라다닌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28%가 상습적 폭음, 12%가 알콜 남용 및 의존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자율적으로 절주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수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적정 음주량의 기준은 무엇일까. KARF의 장기훈 선임연구위원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남성은 순알콜 30~40g, 여성은 15~20g을 적정 음주량으로 제시한다”며 “폭음의 기준은 60g정도”라고 답했다. 쉽게 말해 남성은 소주 4~5잔, 여성은 2~3잔이 1일 적정 음주량이며 소주 1병부터는 폭음에 해당한다. 술마시는 간격 또한 적정음주량과 함께 고려되야 한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시게 될 약속이 잡힌다면 이틀정도의 휴식기간을 두도록 약속날짜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이틀연속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3일을 휴식해야 한다.

음주에도 정도(正道)가 있다

이어 장 위원은 대학생들이 되도록 안전하고 건강하게 술을 마시는데 도움이 되는 몇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첫째, 도수가 낮아도 공복에 술을 마시는 것은 위가 상하고 빨리 취하는 지름길이다. 장 위원는 “위에 부담을 줄뿐 아니라 바로 흡수가 되어 혈중알콜농도가 급속히 올라간다”며 “첫잔도 2~3회에 나눠서 마셔라”고 조언했다.
둘째, 되도록 한가지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1차와 2차에서 술의 종류를 바꾸면 분위기가 바뀌어 자신도 모르게 폭음을 할 확률이 높으며 주량을 계산하기도 어렵다.
셋째, 간을 보호하기 위해 흔히 마시는 숙취음료를 너무 과신하지 말자. 식품의약품안전청 대변인 심진봉 주무관은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 중에 간기능 개선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넷째, 해장술은 반드시 멀리한다. 장 위원은 “해장술은 숙취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킬 뿐, 지쳐있는 간이나 뇌에 많은 부담을 주고 알콜의존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대신 낮아진 혈당수치를 복원해주는 과일과 꿀물, 위벽을 보호하고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해장국을 추천한다.
다섯째, 음주 후 충분한 수분 섭취 및 수면을 취하자. 이때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뇌, 간 등에 혈액순환이 적어져 알콜의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장 위원은 “수면중 구토하는 과정에서 기도 폐쇄가 일어나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환영회, MT등에서 과음한 학우를 홀로 방에 방치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배려와 절주의 실천, 대학생 때부터

KARF의 「2010년 한국인의 음주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60%가 ‘술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술에 대한 관대한 인식, 술잔돌리기와 원샷문화 등 특유의 술문화가 공동체의 단결에 도움을 준다는 기대감을 반영한다.
그러나 절주동아리 ‘쏘쿨이’ 회장 순천향대 유혜정(보건행정․10)씨의 생각은 다르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한두 잔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근본적으로는 술을 권하고 마시는 문화가 아닌 대안적 문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쏘쿨이는 절주마블, 무칵테일 음료 시음행사, 1/2잔 마시기 운동, 333캠페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2011년 제4회 전국 대학 절주동아리 종합실적 평가대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고 친목을 다지는 일도 중요한 만큼, 적절한 양의 음주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제는 무질서한 폭음도, 엄격한 금주도 아닌, 나와 남을 배려하는 품위있는 ‘절주’가 필요한 때다.

*333캠페인: 술자리 3시간 이내에 끝내기, 상대방에게 3번이상 권하지 않기, 매달 3일은 절주데이로 지키기

글 임미지 기자 haksuri_mj@yonsei.ac.kr

임미지 기자  haksuri_mj@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