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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 갈 수만 있다면 이정도 전형료 쯤이야높은 전형료에 중복지원 가능해…학교측,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 제공하자는 취지
  • 서단비, 이예진 기자
  • 승인 2011.11.27 19:53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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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교의 수시모집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 A씨는 “이번에 연세대 수시모집에만 3개의 지원서를 써 37만원이나 들었다”며 “연세대에 갈 수만 있다면 몇 개의 지원서라도 쓰는 것이 수험생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B고등학교 3학년부장 C교사는 “수시모집 지원 전형료가 너무 비싸 엄마가 모든 대학을 통틀어 수시 지원을 3곳만 지원하라며 찾아온 학생이 있어 너무 안타까웠다”며 “그 학생과 맞는 연세대의 전형이 2~3개 정도 있었지만 다른 학교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는 오는 12월 9일 최종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2012학년도 수시 모집을 완료한다. 2012학년도 입학 정원에서 신촌캠과 원주캠이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비율은 각각 약 70%와 60%에 달한다. 신촌캠에는 재외국민 전형을 포함해 약 7만명이 지원했다. 이는 지난 해와 비교해 약 9천여 명이 늘어난 것이다. 입학처 김은경 주임은 “다른 대학들도 수시의 비율을 늘리는 등 정시보다 수시의 비중이 높아져, 학생들이 수시에서 입시를 끝내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지원자 증가의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올해 ‘물수능’이 예측되면서 학생들도 정시에서 수능 점수가 변별력을 잃을 것이라 판단했고 이에 따라 많은 수험생들이 수시에 지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형료가 저렴하지 않고 전형·트랙 간, 캠퍼스 간 중복지원도 가능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는 오히려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형료, 어디에 어떻게 쓰이나

우리대학교 수시모집 전형료[단위:원]

5만 5천

학생부 우수자(원주)

7만

진리·자유(신촌), 글로벌리더(신촌), 강원인재육성(원주),
사회기여자 및 사회적배려대상자(신촌·원주), 특기자 일반(신촌·원주)

12만

창의인재(신촌)

15만

언더우드학부·아시아학부·테크노학부(신촌), 동아시아국제학부(원주)


우리대학교 입학처는 매년 상승되는 물가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5~6년째 전형료를 동결 중이다. 신촌캠 입학처의 김 주임은 “지원자 수가 매년 유동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데 비해 전형료는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지출이 클 때도 있다”며 “우리대학교는 사회의 시선을 받고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지출이 큼에도 전형료를 쉽게 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2011학년도 수시 입학전형료 지출 현황[단위:원]

신촌캠

원주캠

1

입시수당(18억 9천만)

입시수당(3억 3천만)

2

에너지 및 시설 사용료(10억)

광고/홍보/행사비(1억 7천만)

3

광고/홍보/행사비(4억)

입시관련 매식비(3천만)

4

입시관련 매식비(1억 9천만)

인쇄 및 소모품비(1천만)

5

인쇄 및 소모품비(1억 7천)

기타(1천만)

총합

39억

5억 5천

•괄호안의 금액은 백만 단위에서 반올림
•기타는 기계 및 기구 매입비, 비품 등을 포함
출처 대학알리미

신촌캠, 원주캠 모두 수시모집 지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입시수당’이다. 입시수당은 입시 관련 업무에 가담한 인력들의 인건비로 신촌캠 18억 8천만원, 원주캠 3억 2천만원에 달한다. 입시수당은 △문제출제자 △면접관 △논술감독관 △서류평가 및 채점자에게 지급된다. 신촌캠 입학처 김 주임은 “난이도, 각 전형별 전형료, 노동량에 따라 수당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입시 수당 외에도 입시 설명회 관련 비용, 입시 관련 연구비부터 우편료 출제자의 숙박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항목이 수시 입학전형료 지출 내역에 포함돼 있다.

중복지원, 기회냐 덫이냐

전형료 자체도 저렴한 편이 아닌데다 많은 수험생들은 여러 대학의 수시모집에 지원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게다가 지난 2011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우리대학교는 교내에서도 전형·트랙 간, 캠퍼스 간 중복지원이 가능케 됐다.

신촌캠에는 △일반전형 △입학사정관제 전형 △특기자 전형의 3가지 전형이 있다. 이 중 입학사정관제 전형과 특기자 전형에는 각각 5개, 7개의 트랙이 있다. 이에 전형 별, 트랙 별 중복지원이 가능해 이론적으로는 신촌캠에 13개의 지원서를 쓸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 지원자의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신촌캠과 원주캠 간 중복지원이 가능해 여러 전형을 살펴보니 8개까지 지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촌캠 입학처 정광수 과장은 “중복지원자 수나 비율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중복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문과계열 학생은 우리대학교에 2~3개의 지원서를 쓸 수 있지만 공인영어성적이 있으면 지원 가능한 전형은 이보다 더 많아진다. 수험생 D씨는 “공인영어성적이 있어 일반 전형은 물론 테크노아트학부, 아시아학부, 언더우드학부, 글로벌리더까지 4가지 트랙을 더 지원해 총 5개의 지원서를 쓸 수 있었다”며 “논술도 계열만 같으면 한 번만 시험을 보고 그 성적이 일반 전형과 글로벌리더 트랙 채점 때 동일하게 쓰여 많이 지원해도 별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대치동 E학원의 관계자는 “아시아학부와 테크노아트학부 같은 경우 국제캠에 새로 신설된 학부라서 인지도가 낮지만 국제학부를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은 3개 학부를 동시에 지원한 편”이라며 “3개 학부는 자격 기준이나 선발 방식도 비슷해 동시 지원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신촌캠은 일반 전형과 글로벌리더 트랙을 복수 지원하면 전형료가 감면돼 14만원이 아닌 12만 5천원을 지불하게 된다. 언더우드학부와 아시아학부를 동시에 지원할 경우도 원서 접수 시 5만원이 감면 돼 25만원이다. 이 4개의 전형 및 트랙에 테크노아시아학부까지 쓰면 50만원에 가까운 돈이 수시모집 전형료에만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불합격자 두 번 죽이는 전형료 반환?

우리대학교 수시 모집은 크게 단계별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과 일괄합산해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이 때 전형료 반환은 단계별 전형·트랙에서 이뤄진다. 원주캠 수시의 경우 단계별 전형에는 △특기자 트랙 △동아시아국제학부 트랙 △강원인재육성(학교장) 트랙이 있다. 단계별 전형은 1단계 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에게 2단계 전형료를 입학원서에 기재한 반환계좌로 돌려준다. 금액은 1만 5000원에서 5만원까지로 전형료의 일부를 되돌려 주는 것이다. 반면 일괄합산 전형인 △학생부우수자 전형 △일반우수자 전형 △사회기여자 및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은 전형료를 반환 받을 수 없다.

원주캠 한 지원자의 학부모 최아무개씨는 “전형료가 부담 될 뿐더러 전형료 반환 금액도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지원했던 대학 중 다른 대학과 시험 일정이 겹쳐 응시를 못하게 되면 전형료를 되돌려 주겠다고 공지한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숭실대의 경우 ‘2012년도 일반학생(논술)전형’ 공지에는 ‘타 대학과 고사시간이 중복돼 본교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타 대학 고사에 응시한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확인 후 전형료 일부를 환불해 드릴 예정’ 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전형료, 책정기준 대학마다 제멋대로

입학 전형료가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아래 대교협)에서 근본적으로 전형료에 대한 방침이 또는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대교협 입학기획팀 정청교 씨는 “입학전형료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있다”며 “현재 전형료 기준은 ‘대학알리미’와 같은 정부의 정보 공시센터에서 확인하는 정도 밖에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각 항목별로 얼마의 비율로 사용해야 되는지, 적절한 수준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권고지침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각 대학이 임의대로 전형료를 쓰기 나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대학교는 입시수당에, 어떤 대학은 광고·홍보비에, 어떤 대학은 매식비(買食費)에 많이 책정하는 등 대학마다 각기 다르다.

전형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분분하자 지난 10월 교과부는 오는 2013학년도부터 ‘입학전형료 징수 및 환불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대학들이 사용하고 남은 입학전형료 잔액을 지원자에게 환불하는 규정 마련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보여주기 식의 정책이다. 임 연구원은 “지출 자체가 합리적이어야 남은 잔액의 환불 여부가 유의미해진다”며 “합리적으로 지출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출 후의 남은 금액을 환불하는 것은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 전은자 서울지부장은 “학교가 자신의 학생을 선발하는 것인데 그 재정적 부담을 모두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수시 평가에 꼭 필요한 실소요 비용만 학생에게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세대가 수시를 통해 전형료뿐만 아니라 중복지원 및 수시 결원 충원제 등을 이용해 인재를 더 많이 가져가려는 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학부 과정을 통해 인재를 만들어내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교육 철학을 지닌 듯하다”고 비판했다.


동국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반값 전형료를 실시하며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건국대는 21개에 이르던 세부 전형을 12개로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형이 무척 다양하고 그 종류도 많아 오히려 정보가 없는 학생에게는 기회의 박탈이라 생각 돼 전형의 간소화를 추진한 것이다. 신촌캠 입학처 김 주임은 “우리대학교 역시 정시 전형료는 1만원 인하될 예정이다”라고 말했지만, “전형료로 수시 전형을 운영하기가 넉넉지 않아 내년 수시 전형료가 인하될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 답했다. 한편 신촌캠 트랙인 언더우드학부·아시아학부·테크노아트학부 트랙은 통합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어떤 학생에게는 중복지원이 기회의 제공이 될 수 있겠지만 높은 전형료와 결부된 중복지원은 기회의 박탈일 수도 있다. 우리대학교가 진정한 인재를 원한다면 적정한 전형료와 적정한 전형의 수가 함께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단비, 이예진 기자
alphagilrl@yonsei.ac.kr
그림 김진목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서단비, 이예진 기자  alphagir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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