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장선거 제도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총장후보 물색위원회와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이사회에 추천된 후보 5인 중 14일 총장 인준대상자가 결정됐다. 인준대상자의 5차례에 걸친 공개 소견발표회는 2주간 캠퍼스별로 진행됐다. 이제 오늘부터 30일까지 3일간의 인준투표만을 남겨 두고 있다. 마지막 종착지를 목전에 두고 돌아보니 정치판을 방불케 한 과열된 유세나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고, 선거 후유증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 같다. 인준투표는 과반수이상의 투표참여와 투표자 과반수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과반수이상의 투표율을 거둘 수 있을지 여부와 지지율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8월 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내걸고 무상급식 찬반투표를 발의했다. 서울시민 33.3% 이상의 유효투표율을 넘겨야 개표할 수 있었는데, 약 26%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투표함조차 개봉해보지 못한 채 시장직을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시장선거는 역대 대통령 선거와 달리 50% 전후의 낮은 참여율을 보이며, 지난 보궐선거는 절반을 채 넘기지 못한 48.6%의 투표율로 그 대표성에 뒷받침하지 못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6대 총장 선거 때 우리대학교의 투표율이 교수평의회 통계상 85.7%에 이르렀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기우에 그치게 할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대학교는 지금 △글로벌 경쟁력 확보 △새로운 고등교육 융․복합 패러다임 창출 △획기적인 장학금 확충 및 재정문제의 지속적 안정화 등과 같은 현안들과, △국제캠 출범 △경영관 신축으로 불거진 구성원들 간의 이견 등 산적한 과제들이 쌓였다.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총장 인준대상자는 ‘연세,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곳’이라는 기치로 내세우며, 국제캠 출범을 계기로 제3의 창학기를 맞아 우리대학교를 아시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제 인준 투표를 통해 17대 총장의 출범 여부가 결정된다. 연세인의 합리적인 판단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연세인의 권리이자 의무에 참여하는 것은 바로 연세의 역사를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한 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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