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총학생회, <Focus ON> 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누구보다 하루를 바쁘게 사는 이들이 있다.

총학생회 선본 <Focus ON>의 정후보 김삼열(경영·08)씨, 부후보 안자올(주거환경·08)씨다.

▲ 왼쪽에서 세번째가 <Focus ON>의 정후보 김삼열(경영·08)씨, 그 오른쪽이 부후보 안자올(주거환경·08)씨다

이들은 아침 8시 등굣길부터 저녁 6시 하굣길까지 쉴 새 없이 ‘Focus ON’을 외치며 학생들에게 더 나은 대학교를 만들기 위한 공약을 알린다.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도, 쉬는 시간에도 쉴 새 없이 캠퍼스를 돌아다닌다. 음악대, 간호대, 광복관, 백양관, 삼성관 등 캠퍼스 안에서 발을 안 디뎌본 곳이 없다.

정후보 김씨는 학관 앞을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Focus ON>선본의 선거 전단을 직접 전달하며 ‘약속’을 지키는 학생회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간혹 그를 부담스러워하며 타이밍을 노리다가 달아나듯 빠져나간다. 전단지조차 “아까 받았다”며 쌩 지나치는 학생도 여럿이다. 하지만 김씨는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지나치는 만큼, 더 열심히 뛴다. 음악관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여학생에게 “어휴, 힘드시죠?”하며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말을 꺼낸다. 여학생이 민망한 듯, 힘든 계단을 더 빨리 오르려고 발돋움을 하려는 찰나, 김씨는 또 묻는다. “어느 과에요?” “교회음악과요”라는 여학생의 대답에 “교회음악과! 음악대! 음대에 와이파이 잘 안터지죠? 거울 없죠? 제가 고쳐드리겠습니다!”라고 넉살좋게 말한다.

정후보 김씨는 이동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을 때 뿐만 아니라 혼자 걷고 있을 때에도 달려간다.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으려는 섬세한 모습이다. 간호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김씨. “여러분이 투표할 때 쓰는 투표용지는 한 장에 얼마일까요?” 학생들이 하나 둘 씩 입을 연다. “10원이요.” “30원!?” “100원?” 흡사 경매장을 연상시키는 듯한 분위기. 김씨는 말을 잇는다. “예, 10원, 30원, 100원 나왔습니다. 또 다른 분? 예… 여러분, 이 투표용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한 표, 소중한 가치, 그 이상의 것을 되돌려드리겠습니다. 초등학생도 아는 말이죠. ‘약속을 지켜라’. 저희 <Focus ON>은 약속을 지키는 학생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꽤나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박수가 이어진다.

 

하지만 김씨는 대강의실에서 만족하지 않고 간호대 안의 동아리방 구석구석까지 찾아들어간다. 대부분의 동아리방이 불이 꺼져있고 사람도 없었지만, 세 명이 모여 있는 간호대 동아리방을 이내 발견한다. 대강의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인원이지만 열심히 말을 이어나간다. “간호대 펩시콜라 900원, 다른 건물처럼 550원으로 낮춰드리겠습니다! 간호대 컴퓨터, 느리시죠? 고쳐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그리고 말한다. ‘약속’을 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서서히 날이 저물어가지만 그는 지쳤을 법한 선본을 격려하며 광복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법과대생이 많은 이 건물은 다른 건물과는 달리 딱딱한 분위기가 흐른다. 학생들의 무관심, 냉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꿋꿋이 학생들에게 밥값을 인하할 공약을 설명한다. “여러분, 지금 당장 1만원을 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4번에 걸쳐서 2천500원을 받으시겠습니까?” 학생들이 웅성웅성대기 시작한다. “당장 만원을 받으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자, 우리학교 식당 아워홈에서 현금을 충전해 쓰는 카드를 미리 받으면…(후략)” 학생들의 수군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씨는 본인의 공약을 설명해나간다.

 

이어서 <Focus ON>선본은 국제캠으로 옮겨가 늦은 저녁식사를 한 후 2차 유세를 시작한다. 정책토론회에 참가해 언론사와 학생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나니 밤 11시가 넘어서야 한숨 돌릴 시간이 온다. 하루종일 김씨 옆에서 전단을 나눠주고 <Focus ON>선본을 설명하느라 힘들었을 그들, 그리고 <Focus ON>에게 난감한 질문이 주어지면 함께 긴장했을 선본원들이지만 그들은 늘 여유롭다. <Focus ON>선본장 이대건(경영·08)씨는 “의형제 같은 김씨를 도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을 꺼냈다. 물론 “공약이 체계적이고 당선되고 바로 진행될 수 있을 만큼 잘 준비돼있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말이다.

 

누군가 버려서 바닥에 떨어진 <Focus ON>선본의 전단을 “에이…”하며 안타까운 듯 줍지만, 그래도 이내 호탕하게 웃으며 “그 다음은 어디지~”하며 메모지를 꺼내던 정후보 김씨. 짧지만 긴 선거기간동안 김씨는 늘 당신에게, 그리고 연세에게 주목하며, ‘Focus ON’하고 있었다.

송동림 기자 eastforest@yonsei.ac.kr
사진 배형준 기자 elessa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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