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심 돋는 단과대와 함께하는 4문 11답

‘연부심’은 학교단위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단과대 단위로 표출되기도 한다. 단과대에 따라 더 특별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끼는 단과대가 있는가하면 역으로 소속감과 자부심이 덜한 단과대도 있다. 자부심을 느끼는 단과대엔 특별한 무언가라도 있는 것일까?
평소에 세브란스의 특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치과대, ‘연상고법’이라는 말만큼이나 유명한 경영대, 그리고 상경·경영대와 라이벌 관계라고 일컬어지는 공과대 학생들과 함께했다. 물론 대담자 한명이 단과대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대담은 참가자들의 요구로 익명으로 진행됐다.

사회자(아래 사회): 경영대와 공과대, 그리고 치과대는 학생들로부터 단과대별 자부심이 높다고 평가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황아무개(치의학·08)(아래 황): 다양한 진로를 고려하며 복잡하게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타 단과대와 달리 확실히 정해진 진로를 보장받아서 그런 것 아닐까?
장아무개(경영·10)(아래 장): 경영대는 사회적으로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또한 졸업한 선배들 중 롤모델로 삼을만한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이아무개(건축공학·06)(아래 이): 공과대 안에서도 전공이 13가지 분야로 세분화 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전문적인 한 가지 분야에 특화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사회: 그럼 각 단과대를 부러워하는 외부의 시선에 대한 단과대 내부의 시각은 어떠한가?
황: ‘치느님’이라 불러주면 감사하긴 하지만 치과의사는 한 물 갔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사실 잘 와닿지 않는다. 치느님이라는 표현은 사실 좀 민망하다.
이: 공과대의 경우, 외부로부터 부러워하는 시선을 받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공돌이’, ‘남탕’, 냄새 난다 등의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장: 경영대는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일반화하기 힘들다. 일부는 외부인으로부터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것을 즐기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런 시선을 민망해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 자부심과 소속감이 크면 단과대의 단합도 잘 이뤄지지 않을까? 아카라카나 연고전 등의 행사 때 단과대 구성원들의 단합이 잘되는가?
황: 아카라카 같은 학교단위의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거의 예과생이다. 치과대는 단과대 전체의 단합보단 단과대 내의 동아리별 단합이 강한 듯하다.
이: 다른 단과대와 마찬가지로, 1학년 때는 아카라카 등을 통해 단과대 구성원끼리의 단합을 느끼다가 2학년으로 넘어가면 단과대보단 동아리에 소속감을 느끼고 단합도 동아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황: 공과대는 특히 과별 단합이 매우 강한 줄 알았는데 의외다.
이: 의외로 단합 안되는 건 매한가지다.
사회: 올해부터 치의예과 학생들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생활을 하는데 그 점이 단과대의 소속감이나 자부심에 영향을 주는 것 같나?
황: 단과대의 특성상 인맥이 중요해 단과대 내 동아리를 통해 서로 유대를 쌓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주중의 서울에서 진행되는 행사에도 참가할 만큼 애정과 소속감이 깊은 편이다.
사회: 단과대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많은 학생들은 그 이유로 ‘학교의 대우가 다르다’를 꼽았다. 이는 역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단과대는 학교에게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뜻이기도 한데, 차이를 느끼나?
황: 특혜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등록금도 더 비싸고 재단도 달라, 장학금 혜택도 일반 학생들보다 받기 힘들다. 심지어는 자판기 음료수 가격도 더 비싸다.
장: 타과에선 학교가 경영대를 특별하게 대우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경영대는 학교보다는 졸업한 동문들의 후원과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이상욱 기자  estanc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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