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인의 자부심과 집단의식 설문 문항 분석

연부심, 그것이 알고 싶다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연부심’을 느낄 수 있다. 연세마크가 박힌 야구잠바는 필수요, 로고가 새겨진 필기도구 한두개 쯤은 기본으로 갖추고들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 행사라도 있을 때면 연세의 이미지와 혼연일체가 된 학우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단과대부심’도 줄기차게 학내 커뮤니티를 장식하는 이슈다. ‘상공전’, ‘영중전’이라는 말은 더 이상 연세인들에게 낯선 용어가 아니다. 그러나 학교, 혹은 단과대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이 비단 연세인에게만 국한되는 특이기질인 것은 아니다. 이번 여론기획은 ‘연세인의 자의식과 집단의식’이라는 주제 아래 연세인이 학교에 가지는 자부심의 수준을 분석해봤다. 지난 11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 동안 총 1천342명의 학생이 설문에 응답했다.


외부인의 시선에 민감한 연부심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1천342명 중 64.96%에 해당하는 912명이 학교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고 ‘전혀 느끼지 않는다’에 답한 학생은 4.17%에 그쳤다.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73.08%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의 이미지’를 꼽은 반면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40.21%가 ‘사회적 이미지와 실제 사이의 괴리’를 꼽았다는 점에서 외부인의 시선에 민감한 모습을 알 수 있다. 학교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순간으로 ‘사회적으로 크게 기여하는 동문들을 볼 때’라고 답한 경우가 27.73%로 가장 높았다는 점과 학교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간으로 ‘학내 구성원의 파렴치한 행동이 대외적으로 노출됐을 때’를 답한 경우가 39.70%로 가장 높았다는 점 역시 외부인의 시선에 민감한 연세인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반면 73.0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자신을 제외한 구성원들이 연세대학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연세인은 다른 구성원들도 학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믿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연부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학생들에 대해 59.70%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집단의식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과대부심을 바라보는 연세인의 시선


자신이 소속된 단과대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59.43%에 해당하는 756명이었다.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선 31.05%가 ‘학문적 성과’를 꼽았고 ‘높은 입학점수’와 ‘높은 취업률’이 각각 18.26%로 뒤따랐다. ‘학교 측의 우수한 대우’는 14.61%로 4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학교 측의 낮은 대우’가 27.78%를 차지해 타 단과대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소속된 단과대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타 단과대학 혹은 타 학과로 옮기려는 의향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69.98%에 해당하는 874명이 옮길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옮길 의향이 있는 학생들은 어느 학과에 치중되기 보단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학과를 택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자부심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단과대는 신촌캠, 원주캠, 국제캠을 합친 의치대가 29.18%로 1위를 차지했다. 신과대가 11.21%로 2위를 차지했으며 상경경영대가 9.88%로 3위를 차지했다. 사회대가 8.68%로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단과대나 학과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학생들에 대해 연세인은 어떤 입장일까. 54.04%에 해당하는 716명의 학생들이 단과대부심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공감은 한다’에 답한 학생이 48.38%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단과대에 대한 자부심’ 자체가 아닌 ‘자부심을 지나치게 표출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집단의식이 자의식에 미치는 영향

연세인의 절반 이상이 ‘연부심’이나 ‘단과대부심’을 지나치게 외부에 표출하는 학생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였다. 이는 자부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를 표현하는 방법에 문제의식을 느꼈음을 뜻한다.

연세대학교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53.30%에 해당하는 678명이 ‘설명한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집단의식이 자의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연세대학교에서 자신이 꼭 필요한 구성원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1.29%에 해당하는 550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과 자신이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31.42%로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연세인은 스스로를 단순히 집단에 소속된 자아가 아닌 집단을 구성하는 자아로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유빈, 이상욱 기자  estanci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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