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무엇을 잘할 수 있니?” 레드브릭스 김광연 대표가 묻다!


트랙을 떠나 캠퍼스를 활보하게 된 육상 선수

100m 10초에 주파. 최고 성적 전국 2등. 국가대표 상비군. 이것은 전도유망한 육상 기대주의 이력이 아니다. 바로 온라인 홍보 컨설팅 회사*인 ‘레드브릭스’의 김광연 대표의 과거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육상 선수로서의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까지의 자신의 삶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육상 선수로서의 삶을 계속 이어가도 될까’라는 생각이 갑작스레 들었어요. 주변 선배들을 보면 육상 코치가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요. 그때부터 방향을 틀게 됐죠.”

그 이후 김 대표는 중앙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별별 활동을 다 겪어 봤다. “OT, 새터 등 과 활동도 성실히 했지만 기자단 생활을 하며 폭넓은 경험도 쌓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제 할 것이 더 이상 없다’는 생각에 불안해 지더라고요.” 결국 군 입대를 결심한 김 대표, 1년 10개월에 이르는 군 생활 기간도 그에겐 헛되이 보낼 수 없는 시간이었다. “마술을 하는 후임, 나이트클립 ‘삐끼’, 스포츠 마사지사 등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때의 경험들을 통해 사회에 나와서도 김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단다. 이는 김 대표가 공모전을 비롯한 대외활동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 그보단 제가 하고 싶은 일이죠.”

김 대표는 그가 25살이었던 지난 2009년 그간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으로 ‘레드브릭스’를 설립했다. 그는 “사실 그 전에도 각종 공모전 수상 덕택에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어진 일만 하며 살다 50대쯤 퇴직을 한 이후의 무료한 생활에 회의가 들었던 김 대표, 결국 그 모든 유혹을 뿌리쳤다. “공모전을 통해 알게 된 12명의 사람들과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렇게 레드브릭스는 작디 작은 연합동아리 형태로 시작됐다.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에서 실무 경험의 전문성에 이르기까지 그가 마주한 현실의 벽은 높기만 했다. 안정직을 원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그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바로 부모님과 돌아서서 성공한 뒤에 결과물로 인정받는 것과 부모님을 설득한 이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는 후자를 택했다. “부모님께 구체적인 사업 계약서와 A+로 가득찬 성적표를 보여드려 ‘일단’ 안심 시켰어요.” 마지막으로 그의 열정을 담은 프레젠테이션까지 보게 된 부모님은 결국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업 아이템을 위해 여러 CEO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회계, 재무 등 관련 지식 습득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이었다. 전문성이 부족했던 그는 젊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끊임 없이 모색했다. “그러던 중 CEO들이 스마트폰이나 SNS를 접목시켜 마케팅을 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젊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온라인을 통한 기획을 해주는 일이었죠.” 이렇게 레드브릭스는 온라인 홍보 컨설팅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공모전계의 ‘8할 타자’

40여 차례 공모전에서 수상. 그 상금으로 7천만원.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일궈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년. 그리고 이를 통해 쌓은 다양한 경험과 자신감이 이룬 성과가 바로 레드브릭스다. 파란만장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처음부터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공모전에 지원하는 팀들이 소위 ‘꺼리는’ 사람이었다. 그 당시 그에게는 딱히 잘한다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자극을 받은 그는 공모전의 기본인 마케팅 지식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나를 원하는 팀이 없다면 내가 팀을 꾸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새로운 팀을 조직했다. 그 이후 김 대표는 국세청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공모전 계의 ‘8할 타자’로 활약하며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입사 자격을 부여 받는 것은 물론, 무료 해외여행 등의 각종 혜택을 거머쥐었다.

공모전에 울고 웃은 김 대표였지만, 그의 모든 시간을 공모전에만 할애한 것은 아니었다. “2학년 2학기였던 지난 2008년, 저는 창업 준비와 공모전 8개 참여, 그리고 학점 관리를 동시에 한 슈퍼맨이었어요.” 살인적인 일정을 김 대표는 어떻게 소화한 것일까. “몰입력이요.” 그는 남들보다 5배 빠른 작업속도가 ‘슈퍼맨’으로서의 생활을 가능하게끔 만든 노하우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자신만의 공모전 노하우 네 가지도 공개했다. 포지셔닝(Positioning), 굳건한 마인드, 인내심, 그리고 주체적 사고이다. 포지셔닝은 자신이 속한 곳에서 자신의 구체적인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이는 공모전은 물론 취업을 할 때, 그리고 그 이후의 삶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요소다.

‘굳건한 마인드’는 공모전을 준비하는데 필수적인 태도다. 김 대표는 “이러한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 중간에 그만 두게 될 것”이라고 진지하게 충고를 했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에는 남의 재제가 없어서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하게 들리는 ‘인내심’ 역시 중시되는 가치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일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어려운건 바로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일을 위해 참고 일하는 거죠.” 김 대표는 자신의 구미에 맞는 것만 취할 수 있는 대학생활과 달리, 사회생활에서는 업무를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네 번째 요건은 ‘주체적 사고’다. ‘주체적’이라는 말이 불온하게(?) 들릴 수 있으나, 이는 일반적인 자료로부터 상상력을 발휘해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그러면서도 차별화된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너의 특기로 너를 차별화시켜라”

김 대표가 연세인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해요.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그에 대한 생각은 1년 이상 해봐야 하죠.” 덧붙여 그는 ‘연세대학교’라는 타이틀을 버리라고 말했다. 이는 바로 자신이 가진 타이틀에 매인 나머지 발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잘 하는 게 뭐에요?” 갑작스레 던진 김 대표의 질문에 기자들은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끊임없는 고민과 꾸준한 노력 끝에 자신이 남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 무엇인지 발견했다. “제가 자신있는거요? 비주얼과 기획력이죠!” 그에게 자신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대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당신도 그것을 남들 앞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만약 대학생활에 고민이 있다면, 인생의 조언을 얻고 싶다면 김 대표와 이야기해볼 것을 권유한다. 만약 여의치 않는다면 그의 블로그(http://blog.naver.com/kkyy20455/)와 클럽(http://club.cyworld.com/red-bricks)를 방문해 보는 것만으로도 대학생활의 정도(正道)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연세인들이여! 그대들은 이제까지 무엇에 미쳐봤는가? 이제 한번 다 같이 미쳐보지 않겠는가? 10년 뒤 또는 20년 뒤 정상에 미친 당신들의 모습을 한번 그려보지 않겠는가?

*온라인 홍보 컨설팅 회사: 블로그, 카페, SNS를 통한 마케팅은 물론 기업을 대신해 기업 홍보를 위한 각종 서포터즈 활동 등을 총괄하는 회사를 일컫는다. 특히 레드브릭스는 수 차례의 공모전 수상 경력을 가진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글 곽기연, 최지은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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