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캠]학생 복지 중점 둔 총학, 학생 복지에 엇갈린 평가

 



2011년 우리대학교는 등록금, 밥값, 주거. 일명 등식주로 들썩인 한 해였다. 그리고 48대 총학생회 <Yes, We Can>(아래 총학)과 학생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주목됐다. 「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 신촌캠·국제캠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임기가 한 달 남짓 남은 총학의 활동과 공약 이행 상황을 살펴봤다.

 

올해 총학 활동은 긍정적,  등록금 동결이 그 핵심

학생들은 총학의 한 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체로 잘함’이 48%로 과반을 차지하고 ‘매우 잘함’까지 포함하면 58%에 달한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학생복지 개선노력’을 첫째로 꼽았다. 선거 당시 총학의 공약은 대부분 학생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등록금 △밥값 △문화 △보건 △주거 △청년고용 등으로 분야를 나눠 구체적인 공약들을 제시했다. 그 중 △등록금 동결 △고를샘 백반메뉴 신설 △무선인터넷 환경 개선 △야구장 펜스 설치 △수요문화제 등이 이뤄졌다. 총학생회장 정준영(사회·06)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총학에서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복지 분야를 밥값, 주거와 같이 기본권에 관련된 것과, 그 외 교육환경개선에 관련된 것으로 나눠서 생각하고 진행했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이행된 공약들 중 ‘등록금 동결’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등록금 동결은 지난 2010년 12월 학생대표가 참여한 등록금심의위원회 개회와 학생들의 강력한 요구로 이뤄졌다. 부총학생회장 김창민(세라믹·08)씨는 “올해만큼은 꼭 등록금 동결을 이루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를 학교의 주체로서 인식할 수 있는 계기였고, 총학 또한 학생들과 신뢰를 쌓는 첫 번째 과정이었다”고 이를 평했다. 총학은 등록금, 밥값, 주거 외에 △총장선거에 학생대표 참여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학생의견 수렴 △총학 트위터 개설 △총학 중간평가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에도 중점을 뒀다.

길은 열었지만 이루지 못한  공약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이 총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첫 번째 이유도 ‘학생복지 개선 미흡’이었다. 학생들은 ‘학내 모든 식당의 전 메뉴 평균 200원 인하’ 공약이 이행되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총학은 선거 당시 수도광열비*와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수수료를 절감해 이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총학은 또다른 ‘밥값’관련 공약이었던 백반메뉴를 신설했고 3천원에 판매예정이었던 이 메뉴를 2천500원으로 인하하는 것에 집중했다. 총학은 백반이 우선 낮은 가격으로 제공됨으로써 후에 다른 메뉴들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다.

총학은 여전히 학내 밥값의 전체적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정씨는 “생협은 잉여수익금을 기금으로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도 있고, 운영과정 중에 판매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며 “후자의 방식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관련 공약이었던 △이비인후과 및 내과개설 △치과진료 개선 △X-ray 설치 등은 모두 이행되지 못했다. 김씨는 “건강센터가 학교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며 “시설을 개선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이부터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숙사 통금제도 폐지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정씨는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졌던 기숙사 통금제도가 이제는 논의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건강센터 문제와 함께 그동안 우리가 했던 것을 다음 총학에게 제대로 이월해 앞으로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10억 장학금 쿼터제 △자취방 보증금 및 생활자금 대출제도 공약이 이행되지 못한 데에 학생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취방 보증금 및 생활자금 대출제도는 기존 공약대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민달팽이 장학금’의 형태로 바뀌어 이번 2학기부터 실시됐다. 총학은 대출금 상환에 대한 학생의 부담, 학교행정 절차의 어려움을 들어 한 학기 60만원을 선발된 학생에게 지급하는 형식으로 수정해 진행했다. 정씨는 “학내에서 구현 가능한 최초의 제도적 대안에 큰 의미가 있었다”며 주거 문제에 대해 학내에서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랐다.


학생과 함께한 총학에 자부심 느껴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상반된 평가에 대해 정씨는 “한정된 자원과 시간에서 가장 필요한 것부터 역량을 뒀다”며 “학생들의 크고 작은 요구를 다 담아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답했다. 한편 김씨는 이러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주거를 복지라 생각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설문결과를 보면 복지의 개념이 한층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총학 활동에 대해 정씨는 “끊임없이 새로운 의제와 새로운 사업을 학생들과 함께 했다”며 “학내에서는 질 높은 사업 이행을 학외로는 타대학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자평했다.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모두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1년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씨는 “앞으로의 총학도 학생들과 함께 움직이는 재밌는 사업들을 만들어갔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수도광열비 : 수도료, 전기료, 가스료


서동준 기자 bios@yonsei.ac.kr
사진 배형준 기자 elessa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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