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나래, 『낢이 사는 이야기』

 

요즘 사람들, 시험을 거치고,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시험에 대비한다. <빵>하고 터질 내 인생의 잭팟을 위해서, 지치고 있다. 잭팟이란 모름지기 예상할 수 없는 것을 착실한 사람들 조차 일상탈출을 외친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칠 때 혹은 꼭 그렇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보게 되는 일상을 다루는 웹툰이 있다 ‘낢이 사는 이야기’다.

‘낢이 사는 이야기’는 일요일 오후 두시, 벤치위의 노곤한 수다가 그림으로 펼쳐지는 웹툰이다. 여기에는 따뜻하고 친근한 가족들이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추억을 함께 하는 귀여운 친구들도 있다. 낢의 엄마는 꼭 우리 엄마 같고, 낢의 친구들 캐릭터는 꼭 내 친구를 닮았다. 어찌 보면, 낢도 나와 닮았다. 여성스럽지 않은 여성이고, 귀여울 뻔~하지만 또 징글징글하게 귀여운 정도는 아니다. 온갖 유혹에 쉽게 무너지고 좌충우돌을 겪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하늘이 두 쪽 나진 않아서 심심하게 웃을 수도 있다.

나는 ‘낢이 사는 이야기’의 매력을 세 가지라 하겠다. 귀엽고 독보적인 그림체. 웃음을 강요하지 않아서 부담 없는 스토리. 그리고 둥글둥글하게 살아가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주연 캐릭터 ‘낢’.

밀린 업무와 과제 사이 가지는 작은 낙이라면 웹툰 보는 거다. 웹툰 속 주인공 ‘낢’은 만화 속에서 유쾌한 일상을 살고 있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덕분에 독자는 밀린 업무와 과제를 잠시 잊을 수 있게 된다. 각종 자극적인 그림체와 스토리가 난무하는 웹툰 판에서 ‘낢이 사는 이야기’가 장수하는 비결이 아닐까.

‘낢이 사는 이야기’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이유 중 하나는 낢이 부러워서도 있다. 무던한 그의 캐릭터는 참, 내가 갖지 못한 것이다. 이 웹툰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라 하겠다. 캐릭터의 앙증맞은 일화들은, 언제 봐도 ‘마음이 편하다.’ 크게 기대하지 않아도 늘 만족시켜주는 포근함이 있고, 별 생각 없이 봐도 소소하게 공감할 일상을 제공한다는데 잊지 않고 클릭하게 된다.




‘낢이 사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굳이 억지스러운 척도를 가지고 이리저리 재고 싶지는 않다. 사실, 그걸 시도하지 않은 바는 아니지만 실패했다. 순전히 내 탓이라 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우겨본다. ‘낢이 사는 이야기’는 이미 너무나 닮고 싶은 친구 같은 웹툰이라는 이미지를 단단히 했다. 유쾌하고 귀여운 친구를 만나듯, 부담스러운 기대 없이 포근하게 만나고 싶다.

영화 ‘라이프 인어 데이(Life in a day)’가 생각난다. 십 년 이라고 했나? 헉 소리가 날 만큼 긴 시간동안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그가 그릇에 빠진 파리를 보고 말한다. ‘파리 크기가 딱 한국 파리 크기다. 고향이 그리워진다.’

결국은 그렇게 작은데서 공감을 얻는다. 사람 마음 얻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데 말이다. 소소한 일화가, 앙증맞은 비유가, 흔한 일화가 ‘작음’이상의 설득력을 얻는 이유. 그것은 ‘낢이 사는 이야기’의 인기 비결이다.

덧,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 세순이, 낢을 직접 만나보세요.

 

윙키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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