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의 '도서관 속 영화관'

오늘, 즐거우셨나요? 어제와는 얼마나 다른 하루였나요? 혹시 오늘도 여느 때처럼 휴대폰 알람 소리에 겨우 잠에서 깨어, 학교에 나와 수업 두어 개를 듣고, 맛이 있지도 없지도 않은 학관에서 점심을 드시지는 않으셨나요? 분명 어제 밤에도 과제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는데 또 과제며 조모임이며 무언가 해나가야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는 않나요? 어쩜 이리도 어제와 닮은 오늘일까요. 왜 이따금씩 감당 안 될 만큼 무료한 기분이 몰려오는 것일까요?

 


‘쉘 위 댄스’의 주인공 스기야마는 가족 모두가 아직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홀로 밥을 차려먹고,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밤 9시가 되면 꼬박꼬박 집에 들어옵니다. 이러한 성실함의 대가로 그는 결혼, 출산, 내 집 마련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왔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그는 그런 자신의 삶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그에게 변화가 시작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댄스 교습소의 창문에 멍하니 서있는 아름다운 댄스강사 마이를 보게 되고, 얼떨결에 그 댄스교습소를 찾아가 댄스 수강을 하게 된 것입니다. 댄스와는 전연 관계없던, 예쁜 강사 마이에게 이끌려 댄스교습소를 찾은 스기야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댄스에 빠지게 되고, 일상에서도 점차 활력을 찾아가게 됩니다.


 


춤을 배우기 전의 스기야마는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신나는 삶을 살아가지는 못합니다. 아마 반복되는 삶,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이 계속되는 삶이 스기야마를 신나는 삶에서 멀어지게 했을 테지요. 이 점에서 스기야마와 우리들은 생각보다 많이 닮아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학교에 들어왔고, 학교에 들어와서도 학점이며 자격증, 영어 시험 등에 항상 열심이지만 그것뿐, 신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스기야마와 우리가 어딘가 닮아있다고 느끼게 된 순간부터, ‘쉘 위 댄스’는 ‘그냥 영화’에 그치지 않고 내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아름다운 노래와 춤, 그리고 ‘댄스’를 배우며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는 스기야마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도 한 줌의 행복감을 선물해 줍니다.

 


요즘 들어 과제며 실험, 조모임에 시험 준비까지 더해져 더 힘들어졌을 여러분들의 마음에 이 영화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익숙한 음악이 흐를 때마다, 스기야마가 플랫폼에서, 회사 책상 밑에서, 비 오는 공원에서 스텝을 연습할 때마다 머리 속으로라도 함께, 서투르지만 조금만이라도 춤을 춰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는 10월 11일 화요일과 12일 수요일 늦은 6시 10분에 학술정보원 멀티미디어센터 미디어감상실에서 함께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춤 추시지 않으실래요? Shall We Dance?!

 

 

윤도운 yondo@yonsei.ac.kr ( 경영·10 / 멀티미디어센터 영화클럽 '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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