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에 비해 영향력 부족, 이용자의 성숙한 의식 수준 요구돼

몇 해 전부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과 관련된 멀티미디어 기기들(핸드폰, 노트북, PMP)과 함께하는 세대를 의미하는 용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과 ‘인터넷’이 결합되면서 정보사회의 변화 속도는 역사상 최대치를 나날이 갱신하는 중이다. 변화의 물결에 언론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미디어(인터넷 뉴스, SNS 등)는 전통미디어(종이 매체, TV 등)와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이번 ‘여론기획-연세인의 언론 수용자 의식 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봤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개념을 지지하듯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온라인 미디어를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언론 매체를 묻는 질문에 ‘인터넷’(51.95%)과 ‘휴대용단말기’(29.04%)를 1순위로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가 언론의 소비형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교육센터 연구팀 황유선 연구위원은 표면적인 현상만으로 속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기기에 과잉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미디어 이용에 따른 비용을 부모 세대에서 부담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 소비자들이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는 구조이므로 앞으로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미디어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영향력에 있어서는 전통미디어가 아직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률에서 온라인 미디어를 1순위로 꼽은 1천250명의 응답자 가운데 ‘가장 사안에 대한 전달력이 가장 높은 언론 공급자’로 TV와 주류 일간지사를 꼽은 응답자는 998명으로 79.84%를 차지했다. 결과에 대해 황 연구위원은 “온라인 미디어보다는 전통미디어에서 사회 현안, 정치 이슈 등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하는 콘텐츠에 따라 미디어의 영향력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는가보다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미디어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전문성’의 측면에서도 해석해볼 수 있다. 오랜 기간 기반을 닦아온 전통미디어는 더욱 공신력 있는 취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들을 교육하는 체제 역시 확고하게 잡혀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취재원과 기자의 역량을 통해 신뢰도를 확보할 수 없는 언론사들은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들도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통미디어에 신뢰를 보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언론 소비자들이 언론 공급자를 선별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은 설문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매체로 보도를 접할 때에 해당 보도의 출처를 고려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항상 고려한다’와 ‘자주 고려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249명과 404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52.84%를 차지했다. 이유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그 질이 검증된 출처를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60.85%로 과반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개인적으로 평소 신뢰하지 않는 출처가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6.23%로 뒤를 이었다.

언론 수용자들이 보도의 출처를 고려하는 것이 편향적인 정보 수용을 가능하게 할 거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많은 없다. ‘선택적 노출’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노출은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태도나 신념과 일치하는 뉴스만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선택적 노출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개인이 가지고 있던 편향적인 시각이 공고화되고 재생산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개인이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제한된 언론사의 정보만을 얻을 수 있는 신문 구독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모든 언론사의 뉴스를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적 노출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 구성원들의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선택적 노출에 대한 우려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할 때, 복수의 언론 공급자의 보도를 살핀다’고 답한 응답자가 620명으로 전체의 51.20%를 차지했다. 언론 소비자들이 여러 언론 공급자의 보도를 주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선택적 노출의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언론 수용자들이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수용하고자 하는 수용력이 높아진 결과”라며 “시민의식의 성장과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온라인 미디어의 성장세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하지만 신뢰도 측면에서는 전통미디어가 온라인 미디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 수용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고, 그를 바탕으로 올바른 의견을 세우기 위해 힘써야 한다. 수용자들의 언론의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을수록 전통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 모두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현 기자  jet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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