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기자의 불같은 시선
반값등록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5월이었다. 그후 작은 불씨가 갑자기 큰 불이 돼 활활 타오르듯 몇 달간 반값등록금이라는 이슈로 나라가 뜨거웠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높은 등록금에 대한 대안을 하나둘 꺼내보였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정당, 대학,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가 모여 등록금인하 방안에 대해 고민했고, 언론에서는 관련 기사를 쏟아냄으로써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쩌면 반값등록금이 우리가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지난 6월 끓는 냄비 같았던 반값등록금에 대한 열기는 점점 식어 사람들의 관심에서 차갑게 멀어져갔다. 또한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대학생들 사이에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세력들이 끼어들어 ‘정치쇼’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언론에서는 정치인들의 말이나 행동에 더 주목했고, 대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러한 ‘잡음’에 묻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대학생들의 바람은 뒷전이고 다른 사람들이 여러 의도로 반값등록금이라는 이슈를 이용하고 있다. 촛불을 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어느 쪽에 서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명목 등록금의 실질적 인하다.
지난 9월 30일, 다시 열린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집회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대응을 하자 언론에서는 ‘물대포’, ‘49명 연행’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들로 기사를 냈다. 덕분에 등록금 이슈는 다시 이목을 끌었으나, 관심은 정부와 학생간의 ‘갈등’에 집중됐다. 뭔가 중요한게 빠졌다. 언론은 자극적인 단어들로 신문을 파는데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두 집단 간의 소통의 창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생이 갈등하게 된 것은 반값등록금에 관한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 외부세력에 의해 처음의 의도가 흐려져 어느 편에 서 있는가의 문제로 바뀌어버렸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한번 방향을 맞춰 등록금 인하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글을 쓸 때도, 처음의 논점을 리드에서 결론까지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이번 반값등록금 이슈도 이와 같다. 부담스러운 등록금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던 반값등록금이 처음 의도를 이어나가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론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
김영주 기자 zone0990@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