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세대학교는 올해 창의인재 전형을 도입하고 두 달 여 간의 전형과정을 거쳐 지난 9월 7일 30명의 합격자를 발표했다. 창의인재 전형은 경쟁률이 60대 1이 넘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합격자 중에 내신 8등급의 파브르를 꿈꾸는 ‘곤충박사’인 소년이 있다는 보도로 화제가 됐다.

“내신 8등급으로 연세대에 들어온 경우는 처음일 것”이라는 입학처장의 말처럼 창의인재 전형은 기존의 전형과는 성격이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전형이다. 이전에는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만이 연세대학교에 들어올 수가 있었다. 그래서 어느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그 외 다른 분야에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연세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존의 전형이 균질화된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데 적합한 전형이었다면 창의인재 전형은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 정보사회에 부응하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는 맞춤형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입학사례에서 보듯이 창의인재 전형은 그러한 전형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입학한 학생들은 우리 연세대학교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러나 연세대학교의 역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힘들게 발굴한 인재가 대학에 입학해 그 재능의 빛을 잃어 버리고 평범한 인재가 돼버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창의인재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은 자기가 잘 하는 분야 외에 다른 분야를 잘 모를 수 있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도 기존의 전형으로는 들어올 수 없는 학생이라고 무시하거나 경원시 하지 말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식정보사회의 인재는 창의성이 높은 인재를 말한다. 창의성은 균일화된 집단에서는 발달할 수 없고, 다양한 경험과 재능 생각들을 가진 인재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발달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는 창의인재전형에 합격한 학생들로 인해 좀더 다양성이 증진된 학교로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창의인재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우리 연세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임을 모두가 주지했으면 한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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