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당신을 섹시하게 만든다

 

김태원? 기타치는 가수 김태원이 아니다. 구글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어느 평범한 회사원 김태원씨다. 그런 그가 ‘대학생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에 뽑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는 식어버린 열정에 다시 불을 지피는 대학생들의 멘토를 자처하며 강연회와 책을 통해 그들의 고민에 공감해 왔다. 대학생이라면 모를리 없겠지만 혹시나 모를 당신을 위해 그를 만나봤다.

유년시절의 기억이 그의 말랑말랑한 사고를 만들다

그는 청담초·중·고를 졸업해 귀하게 자랐을 것만 같지만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모태촌놈’이다. 그러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이사하면서 전혀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됐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방 두개짜리 지하방에 살면서 부자들이 다닌다는 학교로 등교했다. 서울에서 그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최신 유행을 접했지만 방학이 되면 다시 시골로 내려가 소똥을 치우는 시골소년으로 살았다. 그는 시골의 모습, 도시의 모습,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 부자들의 모습을 동시에 보고 자랐고, 문화적 자산을 풍성하게 쌓을 수 있었다. 

그는 하얀 백조의 무리 속의 소위 ‘미운오리 새끼’였다. 그는 사춘기를 열등감 속에서 보낼 수도 있었다. 그는 서울과 시골을 오가며 지낸 시절을 회상하며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현실에서 낯선 변화나 낯선 문화를 접했을 때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낯섦’은 두려움이 아닌 흥미의 대상이었다.

그는 왜 멘토를 자처하는가?

“1학년 때는 멍 때리면서 보냈어요. 뭐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거든요”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냈을것 같은 그에게서 들은 대학시절은 의외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 그랬던 그는 「대학내일」 기자를 하면서 대외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공모전을 취재하던 중 흥미를 갖게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광고 공모전에 대해 취재하려고 광고동아리에 찾아갔을 때 전기장판과 휴대용 가스렌지를 보고 그게 왜 있냐고 물으니, 너무 재밌어서 며칠씩 집에도 안가고 있는 애들이 있어 졸업한 선배들이 사준 거라는 거예요. 취재를 끝내고 나오면서 저는 그 즐거움이라는게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하지만 그를 공모전 활동에 끼워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회학 전공이 무슨 공모전이냐’는 말을 들으며 수 차례 거절당했다. 그래서 그는 맨땅에 헤딩하듯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 몇 명을 모아 공모전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열정 하나로 시작한 KT&G마케팅 공모전, 한류상품화 아이디어공모전에서 그는 입상하게 됐다.

그가 4학년이 되면서 예전의 자신과 같이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안 된다고 생각하는 후배들을 위해 강연회를 열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대학생활을 풍부하게 한다는 것을 모르는 후배들이 생각보다 많아 안타까워요. 졸업하기 전에 경험들을 정리해서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준비된 강연회에 많은 학생들이 호응했다. 그는 그동안 모았던 공모전 자료들을 CD에 담아 참석한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그를 멘토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그는 “시작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른 사람들이 미미한 시작을 잊고 화려한 끝을 생각할 때 저는 초심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는 거절당했던 서러움을 잊지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자신이 겪었기 때문에 그 답답함에 대해 더 공감하는 마음으로.

그는 어떤 멘토가 되고 싶은가?

그는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힘든 청춘을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위로가 돼준다지만, 실제로 우리사회는 이미 청춘들에 과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며 위로가 과잉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지금 청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면, 위로를 넘어서 현실적인 액션아이템”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 행동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 안철수 교수, 김난도 교수, 박경철 원장이 인생의 대선배로서 큰 차원의 이야기를 해줬다면 그 다음의 현실적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그는 “제 역할은 실질적인 액션 플랜에 대해 현실적으로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때 대학생이었던 그는 지금 사회에 나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대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이나 책 등의 구체적인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는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아래 젊은 구글러의 편지)가 열정을 잃은 대학생의 가슴에 터질 것 같은 열덩어리 하나 넣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인재상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 스펙을 보던 기업들이 잠재된 가능성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현재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줄 수 있는, 두 번째 『젊은 구글러의 편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유튜브에 아이디가 있다고?”  미래의 인재상을 말하다

그는 “요즘 대학생들의 생각이 공모전 수상 하나 더 하기, 인턴십 하나 더 하기 등과 같은 예전의 스펙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대학 강연을 할 때 “유튜브에서 아이디가 사용되는 것을 아느냐”고 종종 묻는다. 그때마다 아이디가 있다는 것을 아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이에 그는 “학생들이 영상에 가치를 부여하고 저장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에 잘 모르는 거예요”라며 “유튜브에 자주 접속한다고 해서 트렌디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건 이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가치와 이로 인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이 진정한 트렌디함이죠” 라고 말한다.

이것을 알아보는 통찰력이 진정 살아있는 스펙이 아닐까.

그는 공대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공대생의 차별화는 시집을 읽는 것”이라 말한 적도 있다.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접점에 애플이 존재한다 했듯이 말이다. 즉 인문학과 기술이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사고를 가진 인재라면 모든 공대생들이 학점내기를 할 때 일주일에 한 권씩 시집을 읽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남들과 차별화된 인재에 대해 언급했다. “제가 만약 인문학 전공 여대생이라면 저는 IT블로그를 쓸 거에요.” 인문학과 IT학문의 통섭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학문이나 분야에 국한에서 능력을 기르기보다 두 가지 영역을 넘다들며 통섭 할 수 있는 사람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그와 한 시간 남짓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자는 그의 긍정적인 생각과 끊임없이 분출되는 에너지에 압도됐다. 대학생이 가지는 ‘젊음’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도전하라는 그의 말에 단지 동경, 부러움을 넘어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우리’라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뜨거운 열정을 전파하는 그를 만난 뒤, 기자 역시 뜨거운 불덩이 하나를 안고 돌아 올 수 있었다.
 

김영주, 정현정 기자 zone0990@yonsei.ac.kr
사진 정현정 기자 burni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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