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미와 우기가 지속된 여름이었다. 날씨 탓인지 사회적으로도 스산했던 계절이었다. 서울시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서민복지 정책이 복지포퓰리즘 논쟁으로 부각돼 선거에 부쳐졌지만, 개표도 하지 못하고 시장직을 사퇴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반값등록금으로 대변되는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 역시 복지의 한 항목으로 등장해 정치쟁점화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유래 없는 감사원의 사립대학들에 대한 감사도 여러 논란 끝에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사회의 복지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됐으며, 그 파급의 여파는 새학기 대학가에까지 쓰나미처럼 다가올 듯하다.


이 같은 대학 외적인 문제에 대한 대비도 쉽지 않을 터인데, 우리 대학의 내적인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지난 학기부터 논란이 돼왔던 용재관부지에의 경영대학 신축과 관련해서 구성원들 사이의 반목이 불거지고 있다. 부분 개교한 국제캠퍼스도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프로그램들이 시작되며 시행 초기 문제들이 노정되고 있고, 그 내실과 미래 비전에 관해서 의견들도 분분하다. 대학들의 구조조정에 관한 사회의 강도 높은 요구가 증대되면서 신촌캠과 원주캠, 국제캠 간의 정체성과 역할이 우리 대학의 미래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게 될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장의 보궐선거는 정치권의 복지 논쟁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학기 일합의 탐색전을 치렀던 반값등록금 논쟁 역시 이합을 겨룰 격전의 채비를 하고 있다. 새로 바뀐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연세의 미래를 이끌 새 선장을 선출하는 총장선임과 총학생회장 선거들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듯 보인다.


지난 126년 역사 속에 연세는 수없는 정치적 혼란을 잘 헤쳐 오며 최고의 사립대학으로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 왔다. 새학기 들려오는 반값등록금 투쟁, 경영관 신축을 반대하는 성명, 총장 선임과 관련한 주변 잡음 등은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나가는 바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상적 미래로의 비상을 위해서 구성원 간의 소통의 창구를 활짝 열고,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기 보다는 미래 연세의 비전과 복지의 패러다임을 창출해 가기 위해 연세 구성원의 혜안을 모아야 할 때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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