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심층/기획
대학생도 벗어날 수 없는 사교육의 굴레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1.05.14 18:56
  • 호수 1661
  • 댓글 0

지난 2010년 「연세춘추」에서 우리대학교 학생 1백명(남자 50명, 여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사교육비로 한 달 평균 16만 1천1백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국내 4년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2010년 취업 사교육 현황과 비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5%가 ‘현재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생들의 사교육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다.

취업 시 영어는 기본 아닌가요?

공인 영어 점수와 컴퓨터 자격증 등은 취업 시 매우 필요한 요소다. 때문에 해당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해당 강좌를 제공하는 학원도 학생들로 붐빈다. 실제로 우리대학교가 속해있는 서대문구에는 토익이나 토플을 강의하는 어학원이 40여 곳 있다. 정현미(경영·10)씨는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학원을 다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원을 다닌다”며 “대부분의 친구들도 공인 영어점수를 따기 위해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신학·10)씨도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익 점수가 필수적이라 방학 때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다”며 “앞으로도 방학을 이용해 토익 강의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에는 컴퓨터 학원도 10여 곳에 달한다. 방학을 이용해 신촌에 위치한 컴퓨터 학원에서 컴퓨터활용능력 1급 강좌를 수강했다는 추정원(경영·10)씨는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같은 시간을 할애했을 때 독학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돼 수강했다”며 “토플을 준비할 때도 학원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시 준비에도 학원은 필수!

우리대학교에는 고시 합격을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도 많다. 최아무개(법학·07)씨는 “학교에서도 시험 과목과 동일한 과목이 개설돼 있지만 시험 문제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사교육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거의 모두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공인회계사(아래 CPA) 시험이나 변리사 시험 등 전문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사교육은 필수적이다. CPA를 준비하고 있는 정아무개(경영·03)씨는 “학교 수업으로는 해당 시험을 준비하기에 무리가 있어서 학원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CPA 합격생 중에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대학교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학생복지처 산하에 국가고시지원센터(아래 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사법시험,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구 행정고등고시), CPA, 변리사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센터 김숙영 직원은 “시험 대비 모의고사를 실시하거나 지명도가 있는 학원 강사를 초빙해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특강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드려요~

고시 외에도 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있다. 의·치의·약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이 바로 그것이다. 메가MD 신촌점 정계현 부원장은 “서울에 위치한 메가MD 현장 강의와 인터넷 강의를 모두 포함해서 따져봤을 때 학원 수강생의 10%가 연세대 학생”이라며 “신촌점에서의 연세대 학생의 비율은 더 높다”고 말했다. 학원에서는 해당 시험 과목들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의 당 수강생은 20명에서 많게는 2백명까지도 된다. 또한 시험 시기에 맞춰 자기소개서 쓰는 법이나 면접 관련 강좌가 개설되기도 한다. 정 부원장은 “PEET* 종합반의 경우 대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재수학원과 비슷한 형태로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을 관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 목적을 위한 사교육 시장도 작지 않다. 서대문구에는 방송 아카데미, 아나운서 아카데미, 스튜어디스 아카데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는 방송 이론에 관한 부분부터 카메라 테스트, 발성 연습 등 개인이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학원을 거쳐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현재 밤낮으로 학원에서 전전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에도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최소한의 사교육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과도하게 학원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은 사교육이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부에서도 근본적으로 사교육 만능 풍조를 뿌리 뽑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PEET: '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약자로 약학대학 입문자격 시험을 의미한다.


이해인 기자 olleh@yonsei.ac.kr
그림 김진목
자료사진 메가 MD

이해인 기자  olleh@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