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한국대학생의 학습과정분석연구’는 대학생의 부실한 학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위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재학생은 1주일에 전공관련 공부를 2시간 내지 4시간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수업준비와 숙제나 예습을 하지 않거나 가끔한다는 비율이 대다수였다. 물론 1주일당 공부시간이 8시간 내지 10시간에 이른다는 응답도 14.1%가 되고, 예습과 숙제를 마치고 수업에 참여한다는 비율도 27.7%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필기를 자주하거나 매우 자주하는 경우도 약 75%에 달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다.
그러나 위 조사연구의 전체적인 결과에 따르면 우리 대학생의 학습태도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 대학생은 수업관련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수동적이고 방어적일 뿐만 아니라 독서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요즈음 대학생들은 소위 스펙 쌓기에 열심이라고 하지만, 위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의 90%가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활동은 일부 대학생만이 누리는 특권인 셈이다. 게다가 우리 대학생은 등록금을 대출받아 취업을 하기 전부터 채무자 신세로 전략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생 때부터 공부보다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대학에서의 연구와 학생들의 공부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학습참여도가 낮고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우리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다. 위 연구가 보여주는 결과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능동적인 학습의욕에 따른 대학 진학보다는 대다수의 고교생이 대학에 진학하다보니 목적의식 없이 주위 친구들을 따라 대학에 진학하게 된 것이 주된 원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대학입학을 하게 되는 사회구조를 통하여 대학은 학생들의 진학을 보장받게 돼 등록금 올리기에 열중일 뿐이고, 안정된 등록금 수입에 안주하면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으로의 교육을 제대로 시킬 절박성도 없는 것이다.
경쟁력 없는 대학제도는 변혁돼야 한다. 또한 대학도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교육에 자율성에 따라 특성화하고, 대학구조조정을 서둘러 대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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