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기획-연세인과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에서 ‘소셜(social)’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에서부터 기업의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 소셜이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소셜’은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사회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개념에서 방점이 찍히는 것은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이다. 인터넷부터 스마트폰까지 커뮤니케이션을 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지금,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20대의 생각을「연세춘추」가 들어봤다. 이번 설문은 온라인을 통해 지난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3백38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응답했다.

연세인들은 커뮤니케이션에서 핸드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68.2%에 해당하는 2백30명의 학생들이 커뮤니케이션에서 핸드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핸드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간단하고 편리해서’라는 답변과 ‘모두가 가지고 있어서(보급성)’라는 답변이 각각 64.4%와 24.3%를 차지했다.

핸드폰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46.4%에 달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핸드폰 2대 중 1대가 스마트폰인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신현식(경영·07)씨는 “주변 사람들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며 구입 동기를 밝혔다.

스마트폰을 구입한(혹은 구입할) 동기에 대해 34.8%의 응답자가 'SNS'라고 답해 기타 어플(37.3%)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스마트폰 구입자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기능은 SNS인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구입을 통해 사용할 것으로 기대했던 기능과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트위터 같은 SNS를 많이 사용할 줄 알았지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일반 핸드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왕승훈(전기전자·10)씨의 말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8.5%에 그쳤다. ‘통화 및 메시지’ 기능을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71.2%를 차지한 것과 비교되는 결과이다.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의 SNS

설문 결과 SNS를 사용하는 연세인들은 비교적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번 이상 SNS를 활용한다’는 응답자는 50.2%로 절반이 넘는 수치를 보였다. 또한 응답자 대부분은 사적인 이유로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사용하는 주된 목적’을 묻는 질문에 ‘친목 도모’라고 답한 응답자가 76.3%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다음으로 많은 응답자를 보인 문항은 ‘개인적 체험담(16.2%)’으로 역시 사적인 이유에 해당하는 문항이었다.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응답과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각각 22.9%와 56.6%로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써 SNS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가 80%에 달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결과에 대해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는 언론홍보영상학부 진보래 강사는 “사람들은 SNS를 주로 기존에 알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며 “통화나 문자메시지와 비슷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개인적인 이유로 이용하는 응답자가 많은 것은 연세인들이 SNS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축되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갈렸다. ‘오프라인 관계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는 연세인이 36.4%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하는 연세인 역시 31.6%로 뒤를 이었다. 응답 결과에 대해서 진 강사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는 같은 시간에 전달되는 정보량의 차이”라며 둘 사이에 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위 시간당 전달되는 정보량이 더 적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피상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SNS를 정보를 얻기 위한 창구로 인식하지 않고 사람 대 사람이 만나는 창구로 이해한다면 깊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전의 양면, 온라인 아고라

한편 SNS를 비롯한 온라인 아고라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다소 많았다. 온라인 아고라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응답과 ‘주 1회 미만 들어간다’는 응답이 각각 33.3%와 19.2%를 기록했다. 아고라에 접속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결론이 도출되기 힘들고 감정 위주로 치우친다(53.0%)’,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다(22.9%)’는 응답이 주를 이뤄 아고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최준호 교수(정보대학원·디지털문화콘텐츠)는 “신문이나 방송과 달리 온라인 아고라에는 전문가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산재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전달되는 근거 없는 정보들이 전자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 아고라에서 형성된 여론이 실제 여론과 비교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학생들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소수의 의견이 전체 의견처럼 과장돼 있다’는 대답이 51.6%, ‘많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다’는 응답이 27.0%의 수치를 보였다. 최 교수는 “의견 형성력이 독점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온라인 아고라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비전문성과 의견 형성력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는 필터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온라인 아고라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순 없다. 설문 응답자들 가운데 ‘아고라를 통한 정치적 의견 표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긍정적이긴 하나 조심스럽다’고 밝힌 응답자가 46.9%에 달했다. 이에 대해 김욱태(기계·11)씨는 “서로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 아고라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온라인 아고라에 필터링 등의 제반 조건이 잘 갖춰진다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NS와 온라인 아고라는 일견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관계와 여론형성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도 상당하다. 따라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일보시키기 위한 노력이 촉구된다.

김유빈, 박정현 기자 jet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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