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기획-연세인과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의 단절과 개인의 파편화로 설명되는 오늘날의 대학생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은 온라인상에 넘쳐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들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대화하는가 하면, 사이버캠퍼스 상에서 활발히 질문하고 답변한다. 각종 정보가 축적된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빠른 회전력을 자랑하며 학내 구성원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이미 보편적이다. 그리고 최근 SNS 열풍을 비롯해 온라인의 빠르고 다채로운 흐름들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을 만들어내며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하는 연세인 모여라

 
실시간 정보 생산과 공유가 역동적으로 이뤄지는 SNS에서는, 두 가지 사회적 자본이 형성된다. 이 중 하나는 ‘연결 사회적 자본(Bridging Social Capital)’이고 다른 하나는 ‘접합 사회적 자본(Bonding Social Capital)’이다. 전자는 모르던 사이의 사람 간에 약한 연결(Weak Tie)을 만들어준다면 후자는 원래 알던 사이의 사람 간에 더 강한 연결(Strong Tie)을 만들어준다. 이렇게 형성된 연결이 매개가 돼 개인은 소통의 대상을 신뢰하고 친분을 형성한다. 지난 2006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해 201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약한 연결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매체에 속한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연세인이라면, ‘연세대학교당(아래 연세당)’이라는 이름을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트위터 문화인 ‘당’은, 트위터에서 ‘정서적 유대’를 보다 강하게 느끼고 싶어한 한국 사용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동호회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연세당 부당주 김조일(신소재·통합7학기)씨는 “지난 3월 창당된 이래 재학생부터 졸업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연세인들을 당원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당은 우리대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들을 유통, 확산시키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9백50여명의 당원을 자랑하며 ‘대학 중 트위터 사용률 1위’ 학교 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학교와 관련된 소식에 있어서는 상황을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로 자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김씨는 “연세당은 특별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단순히 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빠르고 간단하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당은 창당된 지 이틀 만에 트위터 고려대학교당의 가입자수를 앞지르며 확산됐다. 이는 좁게 보면 연세당이 서로 알지 못하는 학생, 동문들에게 관계의 끈을 만들어주고, 넓게 봤을 때는 트위터라는 광범위한 세계 안에서 ‘연세’라는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SNS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인 약한 연결과 강한 연결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대학교 사이버커뮤니케이션 연구회 YCCL(Yonsei Cyber Communication Lab.) 회장 조병래(신방·06)씨는 “졸업할 때까지 전교생의 10분의 1도 다 만나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SNS를 통한 인간관계가 일면 피상적일 수도 있겠지만 처음 온라인상에서 약한 연결을 맺는 매개체로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이뤄지는 온라인 토론

우리대학교 사이버캠퍼스 와이섹에서는 함께 강의를 듣는 사람들 간의 크고 작은 토론이 이뤄진다. 물론 그 참여도나 활성화 정도는 수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는 미처 이해하지 못해 주저했던 의견들을 시간을 두고 정리해 웹상에서 토론을 벌인다.

오프라인상에서는 발언을 주저하는 소극적인 학생들도 온라인상에서는 활발하게 토론에 임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17.2%가 ‘오프라인 토론에는 소극적이나 온라인 토론에는 활발하게 임한다’고 답했다. 이에 YCCL회장 조씨는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수치”라며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토론을 이끌어내기에 온라인은 상당히 적합한 공간”이라 말했다. 사람들로부터 토론 주제에 대한 관심만 이끌어낸다면 온라인상에서 보다 활발하고 수준 높은 토론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학생들은 접속할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토론 참여자의 다양성이 저해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와이섹의 폐쇄성 문제에 있어 늘 회자되는 부분으로, 온라인 토론의 한계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대학 사회에 하나의 채널이 되기를 꿈꾸다

소통의 흐름은 학내에 한정되지 않고 타 대학과 연합해 형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물살을 타고 지난 2월에는 대학생 온라인커뮤니티 연합체인 ‘유캔’이 탄생하기도 했다. 각 학교마다 존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학내 구성원간의 소통은 돕지만 오히려 외부와는 단절하며 자신들만의 벽을 만들고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합체로, 현재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를 비롯한 15개 대학 커뮤니티가 이 참여하고 있다.  유캔 이사회 의장 이승훈(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석사3학기)씨는 경희대학교 온라인커뮤니티인 ‘쿠플라자’를 운영하던 중, 각 학교의 커뮤니티가 모두 대학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획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따라서 연합체를 결성해 각 학교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비슷한 고민을 나눌 수 있고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실제로 현재 유캔은 각 학교의 모바일 페이지 제작에 있어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학교별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씨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장비들이 보편화됨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지는 역량이 더 강해질 것”이라 말했다. 유캔은 장기적인 목표로 인터넷 상에 대학생들만의 아고라를 건설하는 것을 꿈꾸며 정식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은 새 시대의 광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며 그 구성원들과 소통하던 대학생들은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도 그 네트워크를 이어간다. 기술 자원을 바탕으로 대학사회의 전반은 소셜 네트워크로 묶여가고, 이렇게 형성된 하나의 망은 사회 전체로 연결된다. 우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가 확산되는 현장에 있고, 이제는 그 흐름을 적극적으로 주목해야 할 때다.

이수현 기자 not_alone@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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