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전 만큼 치열한 경기 치르는 한양여대 축구팀

 

프로 축구가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프로 야구는 지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같이 치솟는 프로 스포츠의 인기는 일부 인기종목 남자경기에 국한된 이야기다. 여자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 실업과 대학을 막론하고 열악하다. 특히 대학 여자 스포츠는 거의 고사 상태다. 그나마 여자 축구가 FIFA U-20 여자 월드컵 3위, FIFA U-17 여자 월드컵 1위의 위업을 세우면서 대학 여자 축구가 조금 관심을 받았다.


그 중 한양여대 축구팀은 지난 2010년 춘계 대회와 통일대기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고,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실버슈*를 수상한 ‘지메시’ 지소연 선수를 배출해 명문팀으로 주목받았다. 같은 팀의 주장 송아리(DF·20)선수와 이은경(DF·8)선수도 지 선수와 같이 FIFA U-20 여자 월드컵 대표팀으로 선발됐었다. 이 선수는 “당시 주전으로 직접 뛰진 못했지만 유럽 선수들을 보니 힘,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며 “유럽 선수들처럼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 할 테니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2학년 10명, 1학년 14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 한양여대 축구팀은 기강이 있으면서도 가족 같은 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숙소 각 방에 1, 2학년 선·후배를 골고루 분배한다. 대학 여자 축구는 대부분 2년제 대학에 팀이 있어 주전 선수가 매해 바뀌므로 선수들 간에 빨리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자 고등학교 축구 선수들은 3학년 10월에 진학할 대학이 결정돼 졸업 전부터 대학팀의 1월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대학 여자 축구 선수들의 연간 일정은 1월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4월까지 훈련이 이어지며, 4월부터 9월까진 계속 대회 출전으로 이뤄진다. 6개 대회가 모두 끝나면 휴식기를 갖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대학 여자 축구팀은 대학 재단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선수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초·중·고 축구부에 비해 사정이 좀 더 낫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한양여대 축구팀의 경우 한양여대 캠퍼스 축구장이 실제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보다 훨씬 작아서 실전에 적응하기 위해 멀리 남양주에 있는 축구장을 빌려 연습한다. 또한 여자 축구 선수의 수도 매우 적다. 대학 여자 축구의 경우 한양여대, 영진전문대, 울산과학대, 여주대, 위덕대, 강원도립대, 이렇게 6개 팀이 여자 축구 대회의 여자대학부에 출전한다. 69개 팀이 U-리그를 치르는 대학 남자 축구에 비하면 팀 수가 매우 적다. 작년의 쾌거 이후 여자 축구가 조금씩 관심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대학 여자 축구 선수들 중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실업팀에 선발되고 이들이 뛰는 경기를 방송에서 중계해주기도 하지만 시청률도 저조하고 관중석 역시 대부분 빈다. 이처럼 여자 축구에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송 선수는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대학 여자 축구의 주목할 만한 경기는 한양여대와 여주대의 라이벌전이다. 송 선수는 “감독님도 여주대는 꼭 이겨야한다고 말씀하시고 우리 선수들도 여주대를 꼭 이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양여대와 여주대의 라이벌전은 연고전만큼 치열하다. 우리대학교에 여자 총학생회장, 여자 응원단장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연고전에 출전한 여자 선수는 없었다. 여자 대학생들도 운동에 있어 주체적 역할을 하고, 언젠가 연고전에서 여자 경기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실버슈 :  여자월드컵에서 주는 상 이름

박소원 기자 parksowon@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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