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시대, 1인 미디어의 역할과 가능성을 살펴보다
집을 나서며 이어폰을 꽂는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방송해주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지하철에 앉아 스마트폰의 트위터 어플로 일본 지진에 대한 유명 인사들과 친구들의 트윗을 읽는다. 가던 길에 햇살이 너무 좋아 지하철 창문 밖의 반짝이는 한강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친구들의 댓글과 ‘좋아요’들을 보며 흐뭇해한다.
이런 당신은 이미 ‘1인 미디어’다.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말이다. 이처럼 다양한 개인이 SNS를 통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은, 1인 미디어 시대를 지탱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1인 미디어를 알기 위해선 1인 미디어의 철학적 배경이 되는 웹2.0이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지난 2003년 팀 오라일리가 처음 제시한 이 개념은,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의 정보 공유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정보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1인 미디어는 이런 웹2.0의 취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웹2.0 기반에서 형성된 사이버 공간은 권위적이고 불평등한 현실 세계의 장벽 없이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활발한 토론이 가능하다. 이는 독일의 사회학자 하버마스가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통해 제기했던, 어떠한 제한도 가해지지 않은 주제가 자유롭게 토의되는 ‘공론장’ 개념의 현실화라고 볼 수 있다.
「아이뉴스24」 에디터 김익현씨는 “인터넷이 확산되고 정보를 손쉽게 저작 및 배포할 수 있는 도구들이 보급되면서 개개인이 자신들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댓글 형식으로 참여하면서 토론의 장이 형성된다. 트위터는 하나의 뉴스가 여러 사람들을 거치며 첨가되고 수정돼 ‘공동취재’ 형식의 언론 기능을 한다. 갑자기 일어난 사건들에 있어서는 기성 언론이 아닌 개개인이 찍어 올린 UCC가 톱 뉴스가 된다.
‘공론장’ 역할을 하는 1인 미디어들은 부수적인 수입도 제공한다. 2010년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대상을 차지한 ‘유창선닷컴’(http://www.yuchangseon.com)의 블로거 유창선씨는 “블로그를 통한 수익원의 대표적인 예로 구글 애드센스가 있다”며 “이를 통해 블로거들은 사람들의 블로그 방문 횟수에 따라 많게는 한 달에 수십만원씩 번다”고 말했다. 그 외에 블로그에 싣는 기업의 배너 광고를 통해 고정 수익을 얻기도 하며, 또한 블로그가 자리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의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블로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대표적 1인 미디어 중 하나인 ‘팟캐스트’ 또한 수익을 제공한다. 팟캐스트(Podcast)는 'iPod'과 'Broadcast'가 합쳐진 말로 개인의 오디오 플레이어를 통해 내려받아 듣는 오디오 혹은 비디오 방송을 말한다. 자신이 녹음하거나 녹화한 후, 매개 사이트를 이용해 전 세계로 나가는 방송으로 만드는 것이다. 팟캐스트의 수익은 프로그램 사이에 짧은 광고물을 덧붙이는 'Podvertising'(Podcasting과 Advertising이 합쳐진 신조어)을 통해 이뤄진다. 'Podvertising'은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집단에 정확히 광고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업들의 효과적인 광고 채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열풍으로 ‘핸드폰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만의 방송국을 만들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돈까지 벌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웹 2.0을 기반으로 하는 진정한 ‘공론장’을 형성한 1인 미디어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희망이자 잠재력 가득한 시장이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며, 이를 통해 기존 언론들이 말하지 못하는 진실들을 말할 자유를 얻을 수 있는 1인 미디어. 이미 1인 미디어에 속해있는 당신도 제대로 1인 미디어의 세계에 빠져보자.
김유진 기자 lcholic@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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