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캠>

연세인의 정신건강을 담당하고 있는 상담센터(아래 센터)는 지난 1968년 설립됐으며 백양관 4층에 위치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학생들의 심리검사와 상담, 학교생활지도 및 이와 관련되는 연구, 교육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상반기에는 심리극을 이용한 치료방법인 사이코드라마를, 하반기에는 정신건강 심포지움을 개최한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인터넷 및 방문 접수를 해야 하며 접수면접을 거쳐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3~4주 대기기간을 거쳐야 한다. 센터 이경아 전임상담원은 “대기기간이 길 때는 두 달까지 된 적도 있다”며 “이는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센터에서는 전임상담원 4명과 주 1일 근무하는 객원상담원 10명이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원 수의 부족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센터에는 개인상담실 6개와 집단상담실 2개가 마련돼 있다. 1년에 7천여 건이 넘는 상담신청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백양관 리모델링이 계획돼 있지만 센터는 해당되지 않는다. 센터 최만규 차장은 “상담 공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전체적으로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센터는 차순위 대기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는 고위험 학생은 대기 없이 바로 상담을 할 수 있다. 최 차장은 “위급한 학생은 정규시간 외의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상담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05년에는 정신과 전문의가 주1회 센터에 상주하기도 했지만 학교 측의 지원 없이 자원봉사로 이뤄졌기 때문에 여건상 중단됐다. 때문에 현재는 정신과 전문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 상담원은 “경제적으로 병원 치료가 감당이 되지 않는 학생들은 내부 회의를 거쳐서 특별 예산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캠>

원주캠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도심과 먼 조용한 산 속에 학교가 있는 탓에 몇몇 학생들은 ‘매지병*’을 앓곤 한다. 학교 측에서는 RC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스터교수 및 RA의 상담 등을 통해 우울증 등에 걸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적절한 시설의 부재로 학생들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기가 어렵다.

건강관리센터에서는 학생들의 몸 상태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대한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홍보부족과 낮은 이용률 탓에 그 효율성이 매우 낮다. 건강관리센터장 조상현 교수(보과대·재활의학)는 “원주캠이 정신보건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우울증, 인터넷중독, 강박증 등에 대한 자가진단서가 있으니 이를 참고해 직접 찾아오면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을 요구한 김아무개(컴정공·09)씨는 “잠이 오지 않아 하루에도 수면제를 몇 알씩 먹을 정도로 심각한 정신병이 있었다”며 “편하게 상담할 곳이 없을 뿐더러 조용히 가서 얘기할 수 있는 장소마저 없어서 한 달 넘게 고통에 시달렸다”고 하소연 했다.

김씨의 말처럼 정신보건을 위한 상담소는 성폭력상담소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성폭력상담소마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위치해 있어 남들의 시선 때문에 잘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우울증 및 여러 정신 질환을 포괄하는 상담소가 없어 학생들은 방황하고 있다. 성폭력상담소 이혜영 교수(보과대·바이러스학)는 “보건복지에 정신적 건강을 책임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정신적 고민, 우울증이 있을 때 갈 곳이 없다는 것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진로상담, 성폭력상담, 우울증, 정신건강 상담 등이 포함된 종합적인 문제를 편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시설의 설립이 절실하다.

<국제캠>

국제캠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자신과 함께 하던 가족과 친구로부터 떨어져 지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제캠 학생들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상담센터가 국제캠에는 없다. 정누리(자유전공·11)씨는 “갑자기 가족과 헤어져 학교생활에 적응하려니 쉽지 않다”며 “상담을 통해 학교생활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면 한번 상담을 받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상담센터가 없기 때문에 국제캠 학생들은 신촌캠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는△적성탐색검사 △진로탐색검사 △다면적 인성검사와 같은 각종 심리 검사도 받지 못하고 있다. 남천우(자유전공·11)씨는 “적성을 찾기 위해서 자유전공에 입학했다”며 “적성·진로 검사를 받아보고 싶지만 학내에서 받을 곳이 없어 당황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폭력 상담소도 설치가 돼 있지 않아 학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 문제’에 대해서 상담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국제캠 종합행정지원팀 김해용 팀장은 “상담센터를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상담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4일까지 전문 상담사 채용지원을 받았다. 또한 오는 14일부터 전문 상담사가 국제캠에서 상담 활동 할 것이라는 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한편, 기숙사내 상담에 대해서 RC 마스터 서홍원 교수(문과대·영시)는 “상담 전문가에게 레지덴셜 어드바이저(아래 RA)들이 상담 교육을 받았다”며 “RA들이 학생들의 간단한 고민은 상담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지병 : 원주캠 주변에 마땅한 여가시설이 없어 생기는 우울증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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