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공약>
48대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보건권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총학생회장 정준영(사회·06)씨는 “캠퍼스의 보건상태에 대해서 최초로 생각하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며 “미래의 총학들도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꾸준히 이어가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씨는 “학교보건법이 존재하지만 초·중·고등학교에서만 엄격하게 시행될 뿐 대학에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학교 보건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시사했다.
총학이 내건 대표적인 공약은 △이비인후과 개설 △치과진료 개선 △엑스레이 시설을 비롯한 의료시설 개선이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이 공약들이 다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부족한 예산을 충당할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건강센터는 한 학기 학생들의 등록금에 포함된 7천6백원의 보건비와 진료수익으로만 운영된다. 총학 기획국장 박아름(정외·08)씨는 “이 돈으로는 시설유지와 직원들 인건비를 충당하면 남는게 없다”며 “건강센터를 개선하려면 재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정씨는 “학교가 재정을 부담해서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진료수준을 높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건강관리센터 강희철 소장은 “투자한 만큼 수요를 확신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학교 측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건강센터는 일일 이용 학생이 평균 1백여 명이다. 그러나 이 학생들을 진료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박씨는 “현재 실시하는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의를 한 명 더 고용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빠듯한 예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강관리센터의 재정이 보건비와 진료수익으로만 책정되는 데는 소속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건강관리센터는 부속기관이면서 자율기관이다. 부속기관들은 학교의 지원을 받지만 자율기관은 100% 기관재원으로 예산을 책정한다. 박씨는 “건강관리센터는 부속기관의 성격도 띄고 있지만 학교에서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정씨는 “운영형태를 부속기관으로 바꾸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직까지 학생들의 학내 보건권을 증진시킬만한 총학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 정씨는 “3월 말에 기존 건강센터의 만족도와 개선방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가장 필요한 것을 먼저 파악한 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 공약>
23대 총여학생회(아래 총여)는 여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유방암 무료 조기검진 서비스인 ‘맘모버스’ 연계 △저렴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과 중요성 홍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맘모버스’란 무료 유방암 검진 버스다. 유방암 조기검진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키고 무료 조기검진 제공을 통해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지난 2004년 검진을 시작했다. 총여학생회장 박희진(경제·06)씨는 “지난 2010년 선거를 준비할 때 날짜만 예약하면 버스가 캠퍼스로 온다는 확답을 들었다”고 말했으나 “대학교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올해부터 종료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혀 공약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씨는 “유방암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혹은 인근 산부인과에게 후원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자궁경부암 주사는 현재 건강센터에서 접종하고 있다. 외부 산부인과의 자궁경부암 주사는 한 대당 약 15~18만원이다. 건강센터에서는 이보다 3~4만원 저렴한 약 12~14만원에 맞을 수 있다. 부총여학생회장 강효인(경영·09)씨는 “건강센터에서 책정한 가격보다 더 싸게 하는 것은 약물의 특성상 어렵다”며 “자궁경부암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캠패인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여는 대한산부인과협회(아래 협회)와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 △다양한 세미나를 구상하고 있다. 박씨는 “협회의 마지막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5월 셋째주 중에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