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개선됐지만 정보제공 미흡해

지난 2010학년도 2학기에 실시된 강의평가는 이전과 △설문 문항 △강의평가 실시 기간 △강의평가 공개사항에서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명칭도 ‘강의정보 공유를 위한 설문’으로 변경됐다.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강의 개선뿐 아니라 학생들이 강의 선택 시 도움이 되도록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의평가 운영방식과 내용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점이 남아있다.

교수, 학생의견 적극 반영한 개선작업

교무처는 강의평가 개선을 위한 테스크 포스 팀(Task Force Team, TFT)을 구축해 설문문항을 만들고 운영방식을 논의했다. TFT는 총괄교수와 각 단과대별로 추천받은 교수, 그리고 교무처 직원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초안은 40명의 학생패널이 수정 및 보완했다. 김 팀장은 “TFT에서 신뢰할 만한 방법을 통해 충분히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할 수 있도록 패널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강의평가 설문은 대개 공통 문항 5개, 각 단과대별 문항 5개로 구성됐으며 문항의 내용보다는 표현방식이나 순서 배치가 주로 바뀌었다. 또한 학생들이 일렬로 답안을 체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질문지를 여러 페이지로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답안 작성 시 질문지에 집중 할 수 있도록 강의평가 기간도 변경됐다. 지난 2010학년도 2학기 성적조회기간 5일 전인 2010년 12월 24일에 1차적으로 설문이 마감됐으며, 설문 연장기간에 참여한 학생들은 2~3일 늦게 성적조회가 가능했다.

알렸으나 알리지 못한 홍보

교무처는 강의평가 설문 1차 마감인 24일까지 학생의 92%가, 연장기간에 4%가 강의평가에 참여했으며 나머지는 불응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두, 세 차례 이메일을 통해 기간이 변경됐음을 알렸고 24일까지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포탈에 있는 연락처로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진형(수학·06)씨는 “평소에 이메일을 잘 확인하지 않고, 문자 메시지도 불이익에 대한 얘기는 없어 설문참여 후 성적조회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24일까지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학생들도 이전부터 일찍 참여해왔거나 아는 사람에게 전해들은 것으로 변경된 사안을 직접적으로 접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강의평가 공개의 홍보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강의평가가 공개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미리 알았다면 수강 신청할 때 참고 했을 것”이라는 김태윤(물리·07)씨처럼 많은 학생들은 공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보기 힘든 객관식 , 볼 수 없는 주관식

강의평가 공개사항이 개선됐지만 수강신청 시에 크게 도움 되지 않았다는 평도 있다. 공개 문항 수가 늘고 점수가 세분화돼 표시됐지만 대부분의 강의가 5점 만점에 4점을 웃돌아 다른 강의와 비교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대부분의 교수님들의 강의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몇몇 특출한 강의를 제외하고 4점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치화된 평가는 주관식 평가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 학생들이 다양하고 구체적인 의견을 냄으로써 교수는 강의를 개선하고 학생들이 수업의 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 시 「연두」와 ‘타임테이블’을 참고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다. 지난 2010년 12월 ‘연세대, 2학기 강의평가의 주관식 설문결과 공개’라는 기사가 기성 언론에서 보도됐으나 현재 주관식 평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김 팀장은 “명백한 오보였다”며 “성의가 없거나 욕설 혹은 인격 모독적인 주관식 답변이 20%이상인 현 상황에서 공개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답변들을 걸러내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 김 팀장은 “필터링한다는 자체가 누군가의 주관이 개입되는 것이므로 전체공개가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히며 “학생들 스스로가 발전적인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의평가한 자 무엇을 얻는가?


학생들의 불성실한 설문응답태도의 원인중 하나로 이씨는 “강의평가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국대, 중앙대, 성균관대 등의 타 대학에서는 ‘학기 중’ 강의평가를 실시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강의평가에 참여한 학생들이 학기 중 남은 기간이라도 개선된 수업을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한 학기 세 차례 강의평가 실시로 학생들의 강의만족도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우선적으로 비용문제가 있다”며 “또한 자율적 참여는 참여율이 저조하고, 강제성을 부여하면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동국대 측은 “한 차례라도 불참 시 장학생 신청 제한을 두는 불이익이 있도록 해 전체 학생의 평균 90%가 참여한다”고 전했다. 또한 중앙대 교무처 학사운영팀 장효선 팀원은 “내부시스템을 통해 학기 말 강의평가 설문을 학기 중에도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지·보수는 물론 초기개발투자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번 강의평가 개선을 통해 교수와 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강의가 개선되고,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학생들 역시 적극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강의평가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동준 기자 bios@yonsei.ac.kr
자료사진 연세춘추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