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교환학생 제도는 국내 타 대학들에 비해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필수코스로 여기는 학생이 많다. 또 그만큼 여러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대학교를 찾는다. 이처럼 교환학생은 낯설지 않지만, 이에 대해 막연한 환상만 가진 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로 파견된 우리대학교 학생들과 우리대학교로 온 외국인 교환학생들에 대해 우리는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많은 학생들에게 있어 교환학생 지원의 최우선 목표는 영어 구사 능력 함양이다. 다양한 문화체험과 여행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해외 생활이 핑크빛인 것만은 아니다. 외국에서의 생활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소중한 경험을 쌓는 기회인 동시에 다른 문화 및 언어, 타지에서의 외로움 등을 극복해야 하는 난관의 연속이다.

‘언어 장벽’과 관련해, 미국 애크런대학교에 파견된 최진헌(경제·06)씨는 “교환학생으로 파견돼서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배운 것을 써 먹겠다’는 마음으로 영어 실력을 충분히 쌓고 나가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비숍대학에 파견된 백선형(불문·09)씨 역시 “학내에 교환학생 동아리가 따로 있지만 언어 문제 등으로 모임이 일회성에 그친다”고 말했다.

타향살이의 어려움과 외로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UCLA에 파견된 정다운(정외·08)씨는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학생들이 많지만 상위 학교에서는 한국에서보다 학업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교환학생으로서의 생활이 결코 즐거운 추억의 연속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 어디에나 있는 한인사회는 짧은 파견 기간 동안에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오슬로대학의 한성우(철학·04)씨는 “한국이 그리울 때 한인교회를 찾아가면 따뜻한 밥과 반찬을 챙겨주셔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끈끈한 한인 유대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같은 대학의 김경민(신학·08)씨는, “노르웨이는 파견 학생 수가 적다보니 교환학생 간의 유대관계가 상당히 강해 한국인들끼리 주로 생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때문에 유럽 삶의 모습을 배우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힘들어 고민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한인과의 인연을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한다. 최씨는 “어학 능력 향상과 문화의 다양성 체험을 위해 한인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을 택했다”며 “많은 기회비용을 치르고 타지에서 지내는 것인 만큼 최대한 현지 문화를 체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제처에 따르면 2011년 3월 현재 우리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교환학생 수는 4백60여 명이다. 그들이 한국을 유학지로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캐나다 출신의 마리(22)씨는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한국에 왔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는 『드림하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는 카리네(25)씨는 “학교에서 항상 국제 분쟁에 대해 배우는데, 일본과 한국의 관계와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특성도 흡인요인이다. ‘연세글로벌’ 회장 이바울(응통·09)씨는 “한국이 동아시아 중심에 위치해있어 동양 문화 및 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여행과 공부를 위해 많이 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대학교에 외국인 학생들이 많다는 점도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한국에 온 외국인 교환학생들의 80~90%는 ‘연세글로벌’, ‘멘토스클럽’, 'IYC' 등의 동아리를 통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다. 미국에서 온 리(26)씨는 “사야할 물건이 있었는데, 멘토가 여러 가게에 데려다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면도 크림을 사려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뭐라고 말해야할지 몰라 막막했다”는 리씨에게 멘토는 언어 장벽을 부숴준 은인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친절함’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 출신의 토마스(23)씨는 “이 동아리들을 통해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동아리 안에서는 영어만 쓰다 보니 진짜 한국인들과 생활할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인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다른 동아리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 친구를 많이 만들지 못한 것도 이들에게는 후회로 남는다. 이씨가 알고 지내던 한 미국인 교환학생은 “외국인 교환학생 대부분이 주로 국제학사 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한국에 왔는데도 유럽 사람이랑 더 친해졌다”며 아쉬워했다고 했다.

교환학생 제도는 대학생들에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해외에서 생활해야하는 만큼 큰 기회비용이 동반되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 시간을 성장의 발판으로,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들 열쇠는 파견 학생의 손에 쥐어져있다.

정주원 기daramjj@yonsei.ac.kr
그림 김진목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