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살리고 체험 활동 늘려 젊은 층에게도 인기 만점

 

관람보다는 숙제를 위해 방문하던 박물관. 하지만 이제 박물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주국립박물관장을 역임한 이난영 씨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박물관”이라고 추세를 전했다. 이씨의 말처럼 최근의 박물관들은 체험을 늘리고 각각의 특징에 맞게 꾸며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싱크대가 넓게 펼쳐져 있고, 떡 만들기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인 이곳은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떡 박물관’의 체험학습장이다. 이곳 떡 박물관에서는 다채로운 종류의 떡과 전통의례에 쓰이던 음식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관람과 더불어 신청자에 한해서 직접 떡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프로그램은 관람객을 떡 박물관으로 이끄는 주요인이고, 떡과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떡 박물관 관계자는 “떡을 직접 만들고, 맛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방문한다”며 “대학생을 포함해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어른들의 관심사에 잘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박물관도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교통박물관에서는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명차와 함께 국내 희귀한 교통수단을 볼 수 있고, 백남준의 작품인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도 설치돼 있다. 박물관에서는 자동차를 비롯한 교통수단에 대한 전시와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데, 이색적인 체험요소가 많다. 교통박물관 전시팀 관계자는 “어린이들과는 달리 실제로 이곳을 찾는 많은 어른들을 위해 추천동선이 따로 정해져 있다”며 “이곳을 찾는 다양한 계층을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형자동차 만들기, 자전거 운전면허 시험, 클래식 카 시승 등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어린이층 뿐만 아니라 성인층의 관심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체험하는 박물관이 점차 늘면서 트릭아트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씨는 “오늘날 박물관의 키워드는 ‘트릭아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트릭아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트릭아트란 대중이 잘 아는 예술작품을 재미있게 각색한 것으로, 사진을 찍으면 관람객이 마치 예술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첨단 예술 장르다. 트릭아트 박물관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전시품이 유리관 밖으로 나와 관객에게 한층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트릭아트 박물관을 자주 찾는 조수정(정경경영·10) 씨는  “직접 만져볼 수도 있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서 체험하기를 원하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물관의 대중화에도 우려는 있다. 여러 분야의 박물관이 생겨나고 벽을 허물기 시작했지만, 그를 즐기는 예절과 의식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시품을 만질 수 있게 되자 전시물에 낙서를 하거나 망가뜨리는 등 파손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씨는 이에 대해 “박물관이 많이 친숙해졌어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기록할 때에는 반드시 연필을 사용하고, 체험활동의 경우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이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릭아트 뿐 아니라 오늘날엔 다양하고 별난 박물관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고급적인 문화유산이 아니더라도 인류가 남겨놓은 형태의 것이라면 모두 박물관의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사동에 위치한 차 박물관, 동숭동 로봇박물관, 부엉이조각 박물관 등 무엇이든 자신이 관심이 있는 박물관을 한번 다녀와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박물관일 테니까.

박미래 기자 elf_in_miwoo@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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