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인년 한해를 돌이켜 보면 올해의 이슈 중 유난히도 북한과 관련된 사건들이 많았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의한 사건들과 3대에 걸친 권력 세습 등이 보도됐다. 국민들은 경악했으며, 젊은 세대의 안보에 대한 의식이 변화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의 빌미가 된 호국훈련에 이어, 지난 주 서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주축이 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대대적으로 있었고, 그에 이어 동해의 일본측 영해와 오키나와, 큐슈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미일군사훈련에 한국이 참관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광양항에서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 주력 수송선이었던 왓슨 호의 수송장비 하역 훈련이 이루어지는 등 여러 정황들이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들을 긴장시킨다.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세를 둘러싼 군사적 동향에 대해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는 더 예민한 촉각을 세우며 각국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정부까지 지속된 햇볕정책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개성 공단 등 민족화합과 경제협력의 긍정적 지표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나는 등 남북은 첨예하게 군사적으로  대립해 왔다. 지난 10월말부터 11월 초에 걸쳐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을 한 지 얼마 안 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이뤄졌다. 민족의 분단과 이념의 대립, 그리고 경제협력 등 상반된 가치의 충돌은 실로 첨예한 문제들이 아닐 수 없다. 

개성공단이 일방적으로 통행 폐쇄되기도 했고, 지난 5월 금강산 관광 사업단의 관리인원 철수 통보를 당했지만 남한의 경제적 이익은 군사적 대립이라는 걸림돌을 뛰어 넘는다. 군사적 대립과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분명 상충됨에도 양자는 어색한 공존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등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 협력의 모드는 유지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는 중국과 일본이 반길 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주변국들의 관심이 비단 군사적 정세 파악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올해 일련의 대북관련 핫 이슈들에 대해 국민들은 현 정부의 북한에 대한 미온적이고 무능해 보이는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한편에서는 일련의 훈련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는 기우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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