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평당 상하수도·연료 사용량은 감소, 전기사용량은 꾸준히 증가
21세기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와 오존층의 파괴 등의 환경문제가 점차 심각해졌다. 전 지구적으로 ‘녹색 개발’의 중요성은 매우 커졌다. 이에 따라 지역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9년 그린캠퍼스추진위원회(아래 위원회)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전기 △상하수도 △연료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년간 6배 증가한 전력사용량
우리대학교에서는 △냉난방 △동력 △조명 등의 부문에서 전력을 이용한다. 전력 사용량은 지난 1990년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1990년의 약 1천만KWh에서 2009년은 약 6천2백만KWh로 늘어나 20년간 약 6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2009년을 기준으로 서대문구의 총 전기 사용량의 5.1%를 차지한다.
관재처 류필호 부처장은 “대규모로 전기를 사용하는 연구시설이 늘어났고 조명시설의 조도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전력사용량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류 부처장은 “갑작스런 노트북과 넷북의 증가도 전기 사용량 증가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기온의 변화도 전기사용량 증가의 원인이 된다.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여름이 빨리 시작되고 기온도 점점 올라간다. 학교 측은 “7~8월에만 가동했던 냉방시설을 최근에는 6~10월까지 작동시킨다”며 전기 사용량 증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증감이 반복되는 상하수도, 연료는 꾸준한 증가
우리대학교의 상하수도의 경우 사용량이 지난 1990년부터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다. 특히 2002년의 사용량은 98만 1천488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사용량이 82만 3천734톤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2009년에 다시 증가하여 92만 5천608톤의 상하수도 사용량을 보였다. 우리대학교의 불규칙한 상하수도 사용량과 달리 서울시의 경우 그 수치가 일정하다. 서울시 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상하수도 사용량이 꾸준히 줄어 최근 몇 년간 서울시민 1인당 사용량은 290리터”라며 “누수방지 공사 등 상하수도 시설이 매년 개선되어 새나가는 물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수도 요금을 2달에 한 번씩 조정하기 때문에 2개월 단위로 수도 사용량을 측정한다. 우리대학교의 2010년 2개월간 수도 사용량은 평균 16만 8천771톤으로 서대문구 총 사용량의 5.26%를 차지한다. 서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연세대의 물 사용량이 적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류 부처장은 “의·치·간호대가 속한 의료원의 사용량까지 합하면 족히 10%는 될 것”이라며 “의료원을 제외한 5.26%라는 수치는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료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009년 연료 사용량은 4천135톤이다. 이는 1990년도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1990년 연료사용량은 1천100톤이었으며 1998년에는 2천748톤이었다. 이후 2000년에 4천563톤으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2005년 사용량은 4천714톤으로 가장 많았다.
평당 사용량을 따져봐야…
그러나 상하수도와 연료의 사용량은 단순한 수치의 증가로 심각성을 판단할 수 없다. 지난 1996년부터 2009년까지 건물 면적은 약 2배가 증가했고 연료 사용량도 약 2배가 증가한 것이다. 때문에 류 부처장은 “에너지원의 평당 사용량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년에는 △광복관 별관 △학술정보관 옥탑매점 △제1공학관 6층 등의 시설이 신축됐다. 이처럼 건물 면적이 늘어났기에 평당 사용량에도 영향을 준다. 전기 평당 사용량만 지난 1996년 228KWh에서 2009년에 397KWh로 늘어났을 뿐이다. 반면 연료와 상하수도의 평당 사용량은 각각 37톤에서 27톤으로, 8.37톤에서 5.89톤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그런데 에너지 사용의 증감과 관계없이 해를 거듭할수록 에너지 사용 금액은 점점 늘어났다. 한해 전기 사용 금액은 지난 1996년 약 13억 원에서 2009년 약 49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료 사용 금액의 경우 1996년보다 약 22억 원 늘어난 약 29억 원이었고, 상하수도 사용 금액은 약 8억 원이 늘어나 12억 원에 이르렀다. 학교 측은 “상하수도, 전기, 연료 단가가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에 에너지 단가가 평균 8% 인상됐다. 이어 2009년에는 난방용 연료 단가가 9.1% 증가됐고 전기 단가도 6.9% 증가했다. 2009년에 우리대학교가 지불한 상하수도, 전기, 연료 사용비는 약 90억 원으로 총 예산의 2%에 달한다.
대안은 절전 시스템 확충
학교에서는 점점 늘어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방면에 힘을 쏟고 있다. 냉방 시설에 온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형광등은 모두 고효율 절전형으로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류 부처장은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건물들은 모두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포함한다”며 “학술정보관에서는 환기를 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다시 사용하는 장치를 설비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물과 형광등을 틀고 끄는 시스템 또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후한 시설에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설비를 마련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시설 개선은 효율성을 따져 시행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시설 개선에 들어간 비용을 5년 내로 회수할 수 있는 경우에만 공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교는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례로 제3공학관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태양열만 있으면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 가장 유리하지만 시설투자비가 상당하다. 공사비의 85%를 정부에서 보조받지만 5년 이상 운영해야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 시설은 경제성에 부합하지 않지만 ‘그린 캠퍼스’라는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설치됐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에 신축 공사에 들어가는 스포츠센터에는 지열을 이용한 발전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학교 측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 시설 개선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백양관과 같이 비교적 오래된 건물에는 절감 장치의 설치가 미비하다. 때문에 보다 많은 에너지의 양을 절감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시설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에너지 절약은 학교 본부 차원의 꾸준한 에너지 대책 실현과 학교 구성원의 의식개선이 합쳐졌을 때 가장 바람직하게 실현될 수 있다.
주혜민 기자 hallo@yonsei.ac.kr
사진 이다은 기자 winner@yonsei.ac.kr